대우증권 사장에 홍성국씨..공채 출신 첫 사장(종합)
서강대·리서치센터장 출신…반전 끝에 넉달 CEO공백 끝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했던 KDB대우증권 사장 인선에서 홍성국(51) 부사장이 최종 낙점됐다.
KDB대우증권은 26일 오전 사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홍 부사장(리서치센터장)을 사장 후보로 결정했다.
그는 대우증권 사장으로는 첫 공채 출신이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86년 입사해 28년간 '대우증권맨' 외길을 걸어왔다.
이 때문에 조직 문화와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사내에서 신망이 두터워 경영 안정을 위해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리서치센터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었다. 투자분석부장, 기업분석부장에 이어 리서리센터장을 두 차례나 맡았다. 홀세일사업부장과 미래설계연구소장도 역임했다.
홍 부사장은 애널리스트 출신답게 글쓰기도 즐긴다. '디플레이션 속으로', '글로벌 위기 이후', '미래설계의 정석' 등에 이어 지난달에는 복합불황 시대를 경계하는 내용의 '세계가 일본 된다'를 출간했다. 증권가의 미래학자라는 평을 받는다.
그는 이날 내정 직후 "(주총에서 선임되면) 대우증권의 최초 공채 출신 사장으로서 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재충전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되새기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과 힘을 모아 자본시장 발전에 앞장서겠다"며 "이를 위해 증권시장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는데 노력하고, 자본시장이 건전한 투자문화 형성과 자산증식의 장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넉 달간 이어진 대우증권의 최고경영자(CEO) 공백은 끝났다. 그간 구동현 산은금융지주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신임 사장은 조직 추스르기에 나서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대우증권 매각이라는 중책을 맡아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인선은 7월말 김기범 사장이 중도 퇴진하며 시작됐지만 굴곡이 심했다.
초기에는 일사천리로 인선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 사장의 퇴진이 대우증권 지분 43%를 가진 최대주주인 산은지주와의 불화설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만큼 산은 쪽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중심으로 하마평이 무성했다.
대우증권 임원으로 일했던 외부 출신이 내정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9월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 사이의 내분이 몰고 온 KB 사태의 영향이 컸다. 뿌리부터 내부 출신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은 '9월 중순 내정, 9월30일 주총 상정' 계획을 '10월말 내정, 11월14일 주총 상정'으로 선임 일정을 미뤘다. 내부 출신으로 압축된 후보군엔 홍 부사장 외에 이영창 전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이 들어가면서 3파전 구도가 됐다.
10월말이 다가오자 이 전 부사장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대우증권은 10월30일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안건을 제외하고 주총을 12월12일로 다시 한 번 연기했다. 과열 경쟁 양상을 띠면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 후 홍 부사장이 부상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다만,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가 주목을 받으면서 서강대를 나온 그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홍 부사장은 다음 달 12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prin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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