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서울시는 왜 수백억 원을 들여 교면 포장 공사를 계획했을까?

김도균 기자 2014. 11. 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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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교량 상태..안전 위해 시급한 보수가 필수

지난해부터 서울시는 268억 원을 총 사업비로 책정하고 자동차 전용도로 상의 교량 구간에 대한 특히 포장면에 대한 보수 공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앞선 취재파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포장 1년 만에 문제가 생기고 있어서 문제라는 말씀도 드렸는데, 이 기사가 나간 뒤에 뭐 저런 포장에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하는 거냐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쓸데없이 멀쩡한 포장을 바꾸면서 '피같은' 세금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 얘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서울시는 왜 수백억 원의 예산까지 들일 각오로 자동차전용도로 교면 포장 보수공사를 시작하게 된 걸까요?

물론 곳곳의 포트홀 등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아서, 또 이 불량한 포장 상태가 교량 자체의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라는 답을 앞서 드리기는 했지만 여기에는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심각한 '안전 문제'가 있습니다. 결코 '세금을 낭비하는 쓸데없는 짓'을 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조금 거슬러 가봐야 합니다.

이 사업을 시작하기 1년 전인 지난 2012년, 서울시는 전용도로 상 교량들의 실제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외부에 용역 조사를 맡겼습니다.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료 : 서울시 도시안전실

보시는 것처럼 대상이 되는 교량들이 대부분 지난 1990년도에 만들어져서 준공 20년이 넘은 것들입니다. 아직 수십 년은 더 써야 하는 교량들인데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아 교량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안 될 일이겠죠. 게다가 교량들의 위치 대부분이 차량 통행량이 상당히 많은 주요 도로에 있기 때문에, 교량들의 상태가 나빠져 당장 통행을 막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주변에 큰 혼잡이 벌어질 건 분명합니다.

조사는 정밀 검검과 정밀 안전진단 용역 보고서 전부를 검사하는 것과 함께 한국도로공사에 의뢰해 지표면 투과 레이더 탐사법, 즉 GPR 장비를 이용한 탐사로 교량 바닥판을 검사했습니다. 또 교량 박스 내부를 눈으로 살펴 누수 여부를 확인하고, 일부는 채취해서 GPR 탐사 결과를 검증하고 정확성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자료 : 서울시 도시안전실

반 년 넘게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북부간선고가의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낡은 포장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손상이 발생한 상태였고, 바닥판 손상이 심해 철근이 노출되고 누수까지 생기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부 구간의 경우는 상태 등급이 E급으로 나오면서 시급하게 보수를 해야 하는 상태였습니다.

강변북로 두모교의 경우에도 방수층 손상으로 인해 누수 현상이 발견됐다고 조사팀은 설명했습니다. 또 부분적으로 교면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올림픽대로 노량교 구간도 바닥판 손상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여의도 방향 일부 구간의 경우에는 손상률이 20%를 초과하는 상태로 나타나,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조사한 9개의 교량 가운데 5개의 교량의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조사 결과를 도표로 정리한 서울시의 자료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시면 P00구간 A00 구간 등이 나오는데 이는 교량 내부를 나눠 놓은 구간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실제로 차를 타고 운전하시다가 잘 살펴보시면 교량 양쪽 벽 하단부에 영어 알파벳과 숫자가 쓰여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텐데, 바로 그 번홉니다. 쉽게 생각하시면 이 기호가 해당 구간의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료 : 서울시 도시안전실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서울시는 대규모의 교량 보강 계획을 세웠습니다. 바닥판 손상이 심한 북부간선고가 일부 구간의 경우 '방수 겸용 초속경 콘크리트 포장'을, 소성변형이 우려되는 잠원고가 1차선 구간에는 '개질 아스콘 포장'을, 나머지에 대해서는 '일반 아스콘 포장'을 적용했습니다. 위험도와 시급성에 따라 포장공법도 다르게 선정을 하며 대처해 나간 겁니다.

이제 왜 서울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교량 포장 개량 사업에 뛰어들었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 심각한 조사 결과를 받아든 서울시가 그저 가만히 있었다면 도리어 상당한 비판을 받았을 겁니다. 이제 이루어져야 하는 논의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공사에서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이를 확실히 고쳐야 할 뿐입니다. 자동차 전용 도로의 교면을 보강하는 이번 사업 자체는 우리의 안전과 직결된 상당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취재파일] 260억 원대의 교량포장 개량 사업…도루묵 되지 않으려면?

[2014년 11월 13일 8뉴스]

재포장한 지 1년도 안 됐는데…'누더기' 된 도로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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