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끼리 죽이지 않으면 백인경관도 거기 없었을 것"
줄리아니 전 시장, 퍼거슨 관련 인종차별 발언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의 흑인 피격 사건을 두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날 NBC 방송의 대담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흑인들끼리 서로 죽이지 않았다면 백인 경관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살해된 흑인 가운데 93%는 같은 흑인의 공격으로 숨졌다"며 "왜 흑인이 흑인을 죽이는 것에는 시위하지 않는가. 왜 흑인 간 살인을 줄여서 백인 경관이 흑인 거주지역에 있지 않도록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조지타운대 교수이자 MSNBC 방송 진행자인 마이클 에릭 다이슨은 "흑인이 흑인을 죽이면 교도소에 가지만 백인 경관이 흑인을 죽이면 교도소에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미국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8년 사이 흑인 범죄희생자 가운데 93%가 흑인 범인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백인 희생자 가운데 84%가 백인 범인의 공격으로 숨져 살인 범죄가 같은 인종 내에서 주로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트위터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라이어널 앤더슨이라는 이름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줄리아니 시장 덕에 백인 우월주의가 아주 건재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줄리아니 시장이 이번에 한 발언을 듣기 전까지는 그가 이렇게 터무니없을 줄 몰랐다"며 "늙고 무기력하고 인종주의자다"라고 비판했다.
퍼거슨에서는 지난 8월 백인 경관이 비무장 흑인 청년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백인 경관에 대한 대배심의 기소 여부는 오는 24일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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