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廳舍(청사) 이전 효과? 과천 '强盜 0' 의왕 '살인 0'

강훈 기자 2014. 11. 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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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본지가 입수한 '2013 전국 경찰서별 범죄 현황' 자료를 보면, 우리는 범죄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총 범죄는 모두 200만6682건으로 하루 평균 5497건이 발생했고, 228개 기초자치단체의 평균은 8801건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내 상당수 지역은 '범죄 청정 지역'으로 불릴 정도로 사건 발생이 현격하게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 강력 범죄인 살인·강도 사건이 작년 1년간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지자체는 모두 15곳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들은 경북 4곳(봉화·의령·의성·청송)과 전북 3곳(무주·장수·임실), 전남 3곳(진도·완도·영암), 강원 2곳(철원·횡성) 경남 2곳(산청·하동) 등 전국의 농어촌 지역에 골고루 퍼져 있었다. 범죄가 적은 50개 지역 중에서 시(市) 지역은 태백시(1449건·46위)가 유일했고, 나머지 49곳은 모두 군(郡) 지역이었다.

형사정책연구원 황지태 범죄통계조사센터장은 "범죄는 외부로부터 인구가 많이 유입되고 경제 상황의 변화가 심한 곳에서 쉽게 발생한다"며 "울릉군·장수군·영양군 등의 지역에서는 수십년씩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많고, 외부 인구 유입이 적기 때문에 범죄 발생 여지가 적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울릉군 인구는 2005년 8331명에서 2010년 7764명으로 줄었고, 장수군도 2만567명(2005년)에서 1만9424명(2010년)으로, 진안군은 2만3992명(2005년)에서 2만446명(2010년)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강도 사건은 작년에 전국에서 2013건이 발생했지만, 충북 단양과 충남 예산, 경남 거창 등 42개 지역에선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시골'이 아닌 경기 과천과 대구 달성군도 여기에 포함돼 '강도 없는 도시'가 됐다.

경북 북부 산간 지대에 있는 영양군은 지난해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가 없는 유일한 지자체로 기록됐다. 지난해 전국에선 2만6919건의 성범죄가 있었고, 하루 평균 73건이 발생했다. 영양군은 2010년 기준 인구가 1만6453명인데, 평균 연령은 52세이며, 60세 이상 인구가 7200명(전체 인구의 43.7%)인 대표적인 고령화 지역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노인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도 성범죄 빈도가 낮은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북 임실과 경북 울릉(각 2건), 전북 장수와 강원 양구(각 3건) 등도 비교적 '성범죄 안전지대'에 속했다.

폭력 사건은 전북 장수군(40건)이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이어 경북 군위(47건)·울릉(53건)·영양(58건)군도 '점잖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절도가 100건 미만으로 발생한 곳은 15개 군이었다. 전북 진안과 경북 청송, 전남 구례, 강원 고성군 등이 도둑이 적은 지역에 포함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내 주변 사람이 나보다 월등히 잘사는 데서 나오는 좌절감이 절도 범죄를 저지르는 요인이 된다"며 "농촌 지역일수록 소득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만한 유인(誘引) 요소가 적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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