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23일 역사적 대선
"세속주의 원로 정치인 에셉시 당선 유력"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2011년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에서 민주화 이행과정의 중요 이정표가 될 대통령 선거가 오는 23일 시행된다.
'아랍의 봄' 여파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시행되는 첫 대선이다. 튀니지 유권자 약 528만명은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사실상 첫 자유 경선으로 대통령을 뽑게 된다.
대선 당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상대로 내달 28일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전국 1만500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행될 이번 대선에는 애초 2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이번 주초 5명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철회했다.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는 세속주의 성향의 정당 니다투니스(튀니지당) 지도자 베지 카이드 에셉시(87)와 벤 알리 축출 이후 임시 대통령을 맡은 반체제 인사 출신의 몬세프 마르주키(69)다.
원로 정치인 에셉시가 이끄는 니다투니스는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해 제1당을 차지했다. 에셉시는 벤 알리 정권 당시 고위 공직을 맡기도 했으나 세속주의 세력 사이에서는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니다투니스는 총선에서 전체 217개 의석 가운데 약 38%에 해당하는 85석을 확보했다. 집권 여당이었던 이슬람주의 정당 엔나흐다당은 68석(31.3%)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에셉시의 유일한 대항마로는 마르주키가 꼽힌다.
인권운동가 출신의 마르주키는 튀니지 독재정권 시절 반체제 활동으로 명성을 쌓은 대권 주자다.
벤 알리 집권당시인 1994년에는 선거 결과에 항의해 투옥됐다가 국제사회의 압력 덕분에 4개월만에 풀려난 후 프랑스로 망명길을 떠났다.
마르주키는 약 3년 후 튀니스로 돌아왔지만, 당국의 삼엄한 감시와 탄압으로 다시 외국으로 나갔다가 2011년 혁명이 시작되고 나서 귀국해 제헌의회 투표를 통해 제한적 권한을 지닌 대통령에 선출됐다.
마르주키는 이번 대선 유세 기간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구정권 인사의 정계 복귀를 막자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이번 대선은 이슬람주의 집권 여당이었던 엔나흐다당과 세속주의 야권이 지난 3년간 이어진 정국 혼란을 벗어나고자 지난해 말 새로운 정부 구성과 총선·대선 시행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튀니지는 이른바 '재스민 혁명'으로 2011년 초 벤 알리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아랍의 봄을 촉발시켰으나 이후 이슬람주의 정부와 세속주의 세력 중심의 야권이 정치적 입장과 헌법 제정, 실업 등 경제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엔나흐다당은 알리 정권 축출 직후 처음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뒤 세속주의 정당 2곳과 함께 연립정부를 꾸리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3년 초 세속주의 성향의 야권 지도자 두 명에 대한 암살을 계기로 튀니지에서 이슬람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게다가 튀니지 연정이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집권당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고 엔나흐다당은 끝내 야권과 합의로 퇴진하고 새로운 과도 정부를 수립하기로 했다.
엔나흐다당은 올해 총선 시행에 앞서 '제2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으나 니다투니스에 패하며 2위를 했다. 엔나흐다당은 대선에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았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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