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 쿠데타 직후 군인 2명 "내가 새 대통령"(종합)
대통령 실각 직후 군부 분열 양상
(카이로·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방현덕 기자 = 쿠데타가 발생한 부르키나파소에서 권력의 향방을 놓고 군부가 갈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르키나파소군 고위 간부 2명은 쿠데타 직후 "내가 새 대통령"이라고 서로 주장하고 있다고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 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5선 연임을 노리던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을 몰아낸 쿠데타는 오노레 트라오네 육군참모총장이 주도했지만, 소장파 장교가 나서 권력 접수를 선언한 양상이다.
부르키나파소군에서 젊은 장교들을 이끌어 온 이삭 야코바 지다 중령은 콩파오레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난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자신이 새로운 집권자임을 공개 선언했다.
지다 중령은 이날 현지 TV방송을 통해 "오늘부로 내가 과도정부와 국가의 수반 자리를 맡겠다"고 선언했다.
지다 중령은 곧 과도정부가 출범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헌정질서를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경 폐쇄 조치와 야간 통행 금지령을 선포했다.
그는 수도 와가두구의 한 광장으로 나와 대중 연설을 하면서 "이 나라의 운명을 우리가 쥐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다 중령은 부르키나파소 최고 정예병력인 대통령 경호부대의 2인자로 현재 젊은 장교 무리가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다 중령의 이번 발표는 트라오네 육참총장이 대선이 요구될 때까지 자신이 대통령직을 떠맡을 것이라고 밝힌 지 몇시간 뒤에 나왔다.
앞서 콩파오레 대통령은 사퇴를 발표하면서 "90일 이내로 선거를 치르자"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트라오네 육참총장 측이 지다 중령의 집권 선언을 수용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다의 성명은 와가두구 대통령궁 인근 주민이 1일 오전 몇분간 이어진 총성을 들은 뒤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반정부·민주화 시위대 다수는 트라오레 육참총장이 이번 쿠데타로 실각한 콩파오레 대통령의 측근이라며 그의 집권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콩파오레 대통령의 실각으로 서방 국가가 벌여온 아프리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의 싸움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콩파오레 정권은 식민지 지배국이었던 프랑스와 미국에 동조해 사하라 이남지역 알카에다 세력 소탕을 도왔다.
콩파오레 대통령은 가나 접경 지역으로 향한 상태라고 한 프랑스 외교소식통은 전했지만 지다 중령은 그가 "안전한 곳에 건강하게 있다"고 밝혔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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