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총 사흘만에 22조↑

서민우기자 2014. 10. 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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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부진한 실적에도 잇단 통큰 베팅배당 확대·실적개선 기대감에 지배구조 개편 맞물려 투자 매력주가 한달만에 120만원선 회복

삼성전자(005930)의 시가총액이 외국인의 통 큰 베팅에 불과 사흘 만에 22조원이나 급증했다. 하락을 거듭하던 주가도 한 달여 만에 120만원선을 회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배당과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보다 5.33%(6만3,000원) 오른 12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주가 상승폭 5.33%는 지난 6월27일(6.19%) 이후 가장 크다. 삼성전자 주가가 120만원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9월22일(118만8,000원)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전날 부진한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2,066억원 어치 사들인데 이어 이날도 2,616억원 어치를 또 사들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인 2,747억원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 집중된 셈이다. 외국인의 통 큰 베팅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도 183조2,404억원으로 사흘 전 160조7,035억원에 비해 22조5,369억원이나 불어났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이 더욱 거세지는 이유는 뭘까.

먼저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주가가 큰 폭의 약세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내년에 주주환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4·4분기 실적발표 때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배당확대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지난 2·4분기 실적 발표 때와 비교하면 한 단계 나아갔다는 평가다. 3분기 실적 부진은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이미 확인된 사안이었다. 실적발표 때 언급한 주주환원(배당)이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핵심요인이었다는 얘기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회사 측에서 배당과 관련한 언급을 할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 29일부터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기 시작했다"며 "배당 확대 기대감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배당수익 기대가 높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전날 보다 5.24%(4만9,000원) 오른 98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에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사업은 부진하지만, 반도체 사업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며 실적 하락을 막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부진은 시장에 이미 널리 알려진 뉴스로 주가에도 이미 반영된 것"이라면서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외국인의 투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삼성전자를 빼면 살 말한 종목이 없다는 국내 증시의 구조적인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조선·철강·화학 등 기타 섹터에 속해 있는 대형주들은 3분기에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전년 대비 실적이 반토막 났지만, 글로벌 기업들 중에서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며 "다른 업종이 대부분 부진하면서 결국 한국시장에서 믿을 만한 종목은 삼성전자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11월 삼성SDS의 상장을 앞두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지면서 삼성전자가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가파른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장기간 하락하던 주가가 워낙 짧은 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승을 받쳐줄만한 소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최근 사흘 같은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 연구원은 "한 달 넘게 빠지던 주가가 단 사흘 만에 회복된 만큼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있다"며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 보니 130~140만원 대까지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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