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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도는 엄격한 음식 규정을 따라야 한다. 과일, 야채, 어류, 육류 등 모든 음식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한다. 육류 중에서는 쇠고기, 닭고기 등은 괜찮다. 이렇게 먹어도 좋은 것, 허용한 것을 할랄(Halal)이라고 한다. 반면, 돼지고기는 먹어서는 안 된다. 고기 자체는 물론 부산물과 피까지 모두 금지 대상이므로, 무슬림은 음식에 돼지 성분이 들어 있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프랑스의 젊은이 2명이 음식에 돼지고기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장비를 개발했다고 프랑스 언론이 보도했다. 제품 이름도 '할랄테스트'(Halaltest)라고 붙였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작은 튜브에 따뜻한 물과 검사할 음식 조각을 함께 넣는다. 잠시 기다린 뒤 임신 진단기처럼 생긴 것을 집어 넣었다 빼면 얼마 뒤 검사 결과가 나온다. 한 줄이면 음식에 돼지 성분이 없는 것이고, 두 줄이면 돼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라고 한다. 생고기가 돼지고기인지, 조리된 음식 중에 돼지고기가 들어 있는지 모두 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알코올 성분 검사 장비도 동시에 발표했다. 술도 무슬림에게는 금지 대상이다.

아이디어는 2년 전 유럽에 있었던 말고기 파문에서 비롯됐다. 유럽 전역에서 말고기가 쇠고기로 둔갑해 팔려 음식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사건이었다. 알제리 출신의 샤우이는 동업자가 된 쥘리앙에게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나 과민반응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니 연구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때마침 쥘리앙은 특정 음식에 대한 과민반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캐피털 비오텍'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검사의 정확도는 거의 100%라고 주장했다. 한 번 테스트할 때 가격은 돼지고기 검사기는 6.9유로(9200원), 알코올 검사기는 4유로(5300원)를 받기로 했다. 회사 측은 "가격도 적당하고 검사 방법도 간단해 사용설명서를 읽을 수 있다면 5~10분 만에 믿을만 한 결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할랄테스트'는 이름과 달리 짐승을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했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 이슬람의 도축 방법은 기도를 하고 짐승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한 번에 목을 치고 모든 피를 다 빼내야 한다. 무슬림에게는 한계가 있는 제품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음식에 의심이 갈 때 한 번쯤 테스트해 볼 수 있으니 좋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프랑스에 무슬림이 600만 명이 살고 있고 역시 돼지고기를 금지한 유대인도 50만 명이 살고 있어 사업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돼지고기에 대한 거부감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들, 성분 검사가 필요한 식품 가게나 회사들도 관심을 보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전 주문만 1만 개가 접수됐다니 출발은 괜찮은 편인 것 같다.서경채 기자 seokc@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