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무심바의 기적, "한국서 한 수 배웠죠"

김희정 기자 2014. 10. 24.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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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르완다 무심바마을 '새마을 지도자' 자만드라 다르시스씨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People] 르완다 무심바마을 '새마을 지도자' 자만드라 다르시스씨]

"생각을 바꿀 수 없는 사람은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변화를 도모하고 싶다면 바뀔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4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자만드라 다르시스(53)씨는 소회가 남다르다. 4년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땐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르완다 무심바 마을에서도 '한강의 기적'이 이뤄질 수 있을까.

다르시스씨의 고향 무심바 마을의 1인당 월수입은 고작 32~40달러. 하루 1달러 남짓한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웃들은 희망을 믿지 않았다.

국제사회에 알려진 것처럼 르완다는 94년 대학살 당시 80만명의 투치족과 온건 후투족이 사망하고 2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르완다 전체인구의 28%가 죽거나 난민이 됐다.

대학살 이후 2003년 처음 치러진 민주적 선거에서 폴 카가메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절대적인 빈곤은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이다.

다르시스씨가 한국의 빈곤극복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경원대학교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0년. 당시 마을에서 통역사로 일하던 다르시스씨는 무심바 마을 대표와 함께 한국의 지역개발모델인 '새마을운동'을 접했다.

다르시스씨는 "이후 (새마을중앙회) 자원봉사자들이 무심바 마을을 찾아 마을회관을 함께 짓고 농사를 무보수로 농사를 짓는 등 내 일처럼 나서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타국 주민도 마을 일에 발 벗고 나서는데 주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동네사람들도 하나 둘 가세했다"고 회상했다.

무심바 마을의 토양은 열악했다. 처음엔 토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개간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다르시스씨는 "처음엔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었다"며 "자원봉사자들이 토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개간할 지 이끌어주는 등 마을주민들에게 희망의 촉매제가 됐다"고 밝혔다.

마을주민 45명이 함께 지은 새마을 주민회관은 주민들을 하나로 이어주는데 한 몫 했다. 유치원으로 활용해 어른들이 벼농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벌어줬다.

1.5ha였던 농경지가 6개월 만에 주민 327명이 참여하면서 7.24ha로 늘어났다. 10명의 주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양봉사업도 시작했다. 기르던 벌들이 이유없이 폐사해 좌절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결국 꿀을 채취해 판매했다.

무심바 주민들은 쌀과 꿀에 이어 파인애플 경작도 새로 시작했다. 집없는 주민들을 위해 집도 짓고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에선 깨끗한 식수를 얻기가 어렵지만 무심바 만은 예외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상수도 공급사업에 나서 물탱크와 파이프를 설치한 덕이다.

무심바 주민들은 마을사업으로 벌어들인 소득의 80%는 주민들이 나눠 갖고, 나머지 20%는 마을 공동 인프라를 만드는데 투자하고 있다.

다르시스씨는 "이런 변화와 발전이 기쁘다. 예전엔 그저 더 나은 삶을 그리기만 했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기 위해 학교에 갈 수 있고 주민들은 아이들이 꿈을 갖는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회를 받아들이면 새로운 기회가 온다. 무심바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고 우리가 르완다 미래 주역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이제 다른마을에 기회를 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르시스씨는 현재 무심바 새마을 지도자로 지역사회 개발을 이끌고 있다. 무심바 마을의 다음 세대를 이을 그의 자녀들은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르시스씨는 "우리에게 변화는 이제 두렵거나 번거롭고 귀찮지 않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학비를 충분히 대줄 수 있고 매달 의료 보험비를 낼 수 있도록 변화를 도모하겠다. 무심바 마을의 변화에 주목해달라"고 말을 마쳤다.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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