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정치범 수용소 증거 있나".. 탈북여성 "28년 갇혀있던 내가 증거"
커비 前 北인권조사위원장 "北지도부 국제법정에 세워야"
[동아일보]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라는 게 없다.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북한대표단)
"내가 28년 동안 그곳에서 지낸 게 명백한 증거다."(탈북자)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이 호주 보츠와나 파나마 유엔 대표부와 공동 주최한 '북한인권에 관한 특별회의'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탈북자들이 설전을 벌였다. 북한은 이날 행사에 유엔 주재 대표부의 김송 참사관 등 9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참가시켰다.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공식 유엔 특별회의에 북한대표단의 참석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사람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인 18호 관리소 출신 탈북자 김혜숙 씨(53). 그는 18호 관리소에서 13세 때부터 41세까지 살았던 처참한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28년 동안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강냉이 가루에 풀을 섞어 죽을 끓여 먹으며 살았다. 너무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몇몇 참석자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함께 증언대에 앉은 정광일 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가족협회 대표는 "유엔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을 통과시켜 하루빨리 북한 주민이 자유롭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북한대표단은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은 북한 체제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마이클 커비 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COI에 증언한 탈북자 등에 대해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한 북한 당국의 과거 발언을 취소하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인권 유린 가해자인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북한 측을 압박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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