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부부 화마에 참변..사회 안전망 구축 '절실'

2014. 10. 2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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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충북 음성의 한 주택에서 이른 새벽 갑자기 찾아온 화마에 치매 증상을 보이던 노(老)부부가 목숨을 잃고 주위를 안타깝게 하면서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23일 오전 5시 20분께 충북 음성군 대소면 오류리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안방에서 잠을 자던 유모(79)씨와 아내 이모(80)씨가 숨졌다.

이 불은 집기류와 주택(80㎡)을 모두 태우고 680여 만원(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를 내고 40분 만에 진화됐다.

유씨 부부는 수년 전부터 치매를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흔히 알려진 치매의 대표 증상으로는 기억장애와 언어장애, 시공간능력 저하 등이 있다.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갑자기 잊어버리거나 말하기, 읽기, 쓰기가 안 되는 경우, 길을 자주 잃어버리는 등의 경우다.

치매노인은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잦다. 유씨 부부는 요양보호사가 오전 8시부터 8시간 정도를 보살펴주긴 했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거의 외부와 차단된 채 생활했다.

가족이 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떨어져 살면서 가족이 유씨 부부를 돌보기 어려웠다고 경찰은 전했다.

숨진 유씨는 치매에 걸린 부인을 홀로 정성껏 돌보다 2∼3년 전부터 자신도 치매 증상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회적 무관심과 인식 부족으로 치매 노인들이 계속 방치되면서 유씨 부부가 겪은 참변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충북도 광역치매센터에 따르면 충북에 거주하는 치매환자는 모두 2만 2천여명에 달한다. 치매는 본인과 가족이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전문가들은 치매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정부와 사회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충북도 광역치매센터 이상수 센터장은 "치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기성세대는 치매를 감추고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많다"며 "치매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치매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 지난 7월부터 '치매 특별등급' 제도를 도입,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벼운 증상의 치매에 대한 요양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에 11억원을 들여 현재 11곳인 광역 치매센터를 13곳으로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매 환자에 대한 이웃의 따뜻한 보살핌과 배려, 사회안전망 구축이 이번 화재와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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