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여성 잇단 염산테러 피해.. 보혁갈등·권력투쟁 '희생양'

인지현기자 2014. 10. 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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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란에서 여성을 겨냥한 염산 테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 이면엔 보혁 갈등과 권력 투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근래 들어 이란 중부 도시 아스파한에서 염산 테러 사건이 수차례 일어난 것과 관련,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필두로 한 중도진보세력과 강경보수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아스파한에서는 지난주에만 최소 4명의 여성이 염산 테러 공격을 받았으며 AP 통신은 지난 몇 달 간 비슷한 사건이 8건가량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사건들의 범행 수법이 비슷하다며 오토바이를 탄 테러범 두 명 중 한 명은 운전을 담당하고 다른 한 명이 차량 안에 앉아 있는 여성을 향해 염산을 투척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는 등 이슬람 율법에 따른 엄격한 복장 착용 지침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극단보수주의자들에게 공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22일 로하니 대통령은 보수파를 겨냥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면서 악을 근절하고 이슬람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미명 하에 사회적인 "불안"을 촉발시키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북서부 도시 잔잔에서 대중 연설을 한 로하니 대통령은 "부패와 실업, 가난 문제"는 무시하면서 "여성의 히잡 문제만을 이란의 유일한 악으로 여기는" 극단주의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몇몇 보수주의자들은 단지 사람들 간, 정당 간, 국가와 정부 간의 불화에 기대 생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주의자들은 대부분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 사법부와 의회, 언론계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 치러질 의회선거에서 다수 석을 차지하기 위해 반로하니 전선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보수파가 여성과 대학생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이들이 로하니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으로 진보세력이 의회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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