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용지물' 군 암호장비..2급 군사기밀 해킹에 노출

봉지욱 입력 2014. 10. 22. 20:17 수정 2014. 10. 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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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2일)도 저희 JTBC 기자들의 단독보도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육해공군 전군이 쓰고 있는 통신 암호장비 상당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군사 작전계획이나 잠수함과 미사일 이동 상황 등 안보와 직결된 군사기밀이 해킹에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봉지욱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공군 본부의 지난해 8월 암호장비 시험 결과 보고서입니다.

육·해·공군 대다수 보안 PC에 장착된 암호장비 MDH-05B가 데이터를 제대로 암호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돼 있습니다.

군사기밀을 원문 그대로 전송하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는 겁니다.

공군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작전 통신망과 똑같은 환경에서 암호 장비를 PC에 연결해 군사 기밀이 암호로 바뀌는지 시험했습니다.

숫자 1로만 이뤄진 정보를 암호 장비를 거치게 한 다음 중간에서 빼내 분석한 결과, 원문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제3자가 전혀 알 수 없게 표시돼 있어야만 합니다.

전군 지휘관이 사용하고 있는 화상통신 내용도 암호로 바뀌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 인터넷망은 상용망인 KT망을 이용하고 있어서 암호화되지 않을 경우 해킹과 감청 위험이 큽니다.

[군 관계자 : (KT)기지국 중에 무인 기지국이 있어요. 여기는 장비밖에 없어요. 사람이 없어요. 만약 기지국 자체가 뚫리면 군에서 나가는 걸 다 볼 수 있죠.]

공군의 보고를 받은 국방부는 넉 달 뒤인 지난해 12월 공군과 기무사령부, 국가보안기술연구원 등의 관계자 9명을 긴급 소집해 합동으로 시험했습니다.

이때도 암호화가 되지 않는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지난 1월과 4월, 국정원까지 투입된 추가 시험에서도 똑같은 결함이 나타났지만 군은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투기나 잠수함의 작전 상황, VIP 움직임 등 안보와 직결된 2급 군사기밀이 해킹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지금도 통신망을 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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