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과적, 차장은 부장 탓·부장은 사장 탓(종합)
물류팀장(부장) "사장이 '배 크니 화물 가득 채우라' 지시"
물류팀 차장 "화물 적게 받으면 부장이 '새가슴' 취급"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세월호의 화물 과적을 주도한 청해진해운 물류팀 책임자들이 "지시를 따랐다"며 차례로 상급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사장부터 중간 간부까지 과적에 관여한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는 22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화물 하역업체 우련통운 관계자 등 11명에 대한 15회 공판에서 물류팀장인 남모(57) 부장과 김모(45) 차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했다.
남 부장은 "세월호의 복원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화물 최대 적재량을 아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세월호 재하 중량(화물, 평형수, 승객 등을 모두 포함해 실을 수 있는 무게)이 3천794t이어서 3분의 2 정도인 2천400~2천500t은 실어도 되지 않겠느냐 생각했다"며 "죄송하다. (최대 화물 적재량은)몰랐다"고 답했다.
"안전운항에는 관심 없고 매출에만 신경 쓴 것 아니냐"고 검사가 묻자 남 부장은 "아무래도 사장님 등이 매출에 신경을 쓰니 (나도)매출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남 부장은 수사기관에서 "지난해 3월 세월호 출항 후 화물량을 고정적으로 확보한 11월까지 상무가 '화물량이 적은데 이래서 되겠느냐', 사장은 '배가 크니까 다 채우라'고 수시로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부하직원인 김 차장은 남 부장으로부터 과적을 강요받았다고 증언했다.
김 차장은 "세월호에 (화물을 많이 싣지 못해) 공간이 많이 남은 날에는 부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 부장이 "우리나라 카페리 중 규정대로 화물을 싣는 배가 어디 있느냐, 규정대로 하면 매출이 반 정도로 준다", "화물예약을 적게 받으면 '새가슴'이라(안전을 지나치게 걱정해) 적게 받는다"는 등 말도 했다고 김 차장은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다.
부장은 "물류팀이 회사를 먹여 살려야 하니 스페이스(공간)를 남기지 말고 많이 적재하라"며, 상무는 "물류팀 직원들이 현장에서 먼지 마시면서 회사를 먹여 살린다. 계속 분발해달라"며 화물 유치를 독려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검사가 제시한 지난 4월 1일자 일일 화물 매출 집계표에는 승용차가 운항 규정 기준(88대)을 초과해 123대 실린 것으로 기록됐다.
결재란에는 김씨, 부장, 상무의 서명이 담겨 차량 과적 사실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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