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고령화로 명맥 끊길 위기

정재환 입력 2014. 10. 21. 20:41 수정 2014. 10. 2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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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추고 육성책 마련해야

제주 해녀의 고령화가 심각한 가운데 고된 작업여건 때문에 젊은 여성들의 지원이 줄어 명맥이 끊길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해녀가 되려고 해도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전문 해녀 양성에 최대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이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제주의 해녀는 4,507명으로 이 가운데 70세 이상은 전체의 51%인 2,29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60~69세는 1,448명으로 32.1%, 50~59세는 696명(15.4%), 40~49세 59명(1.3%), 30~39세 7명(0.2%)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라면 해녀의 정년을 길게 잡아 80세로 가정해도 10년 후에는 해녀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20년 후에는 약 80%에 해당하는 3,600여명이 줄어 해녀의 명맥이 끊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해녀수가 줄어드는 것은 힘든 작업 여건도 있지만 해녀공동체에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조합과 어촌계에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비 부담은 물론 가입절차가 까다롭다. 조합원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가입승낙을 받고 100~230만원의 출자금을 내야 하고, 어촌계 역시 100만~200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해녀회에 가입해야 한다.

해녀회 가입비를 낸다고 해서 쉽게 어촌계의 가입동의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촌계 소속 기존 해녀들이 신규 해녀가 들어올 경우 해녀들간 소득 분배 몫이 작아진다는 이유로 신규 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매년 60일 이상 물질에 종사한 경우에 한해 어촌계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수협법도 해녀 인구를 늘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3년간 도내 100개 어촌계에 새로 가입한 해녀는 연평균 15명에 불과했다.

윤 의원은 "제주해녀는 제주여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데 최근 사회ㆍ경제적 변화와 고령화로 그 수가 급감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신규가입 조건 완화 등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안전문제를 정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도 "사라져 가는 해녀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해녀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과 해녀문화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마을어장 감소 및 해녀들의 소득 감소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으로 해녀 희망자들을 적극 유입 해야 한다"며 "해녀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보전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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