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실적악화 우려 겹쳐..금융시장 '불안 불안'

입력 2014. 10. 2. 20:50 수정 2014. 10. 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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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벽에 부닥친 경기부양책

코스피 일주일새 50p 빠지고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외국인 셀코리아로 보긴 일러"삼성전자 3분기 실적도 비관적부양책 소진…쓸 카드 별로 없어금통위 금리 추가인하에 '촉각'

지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훈풍이 부는 듯했던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이 최근 들어 불안한 모습이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갈수록 어두워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 커지는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38(0.77%) 내린 1976.16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2개월 남짓 만에 2000 선을 내준 코스피는 이날 다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면서 6월23일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최근 수개월 동안 2030~2060 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맴돌았으나 최근 일주일 사이 5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이런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이후 보름 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모두 1조1300억원어치(순매도 기준)의 주식을 팔며 시장을 압박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세는 최근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 등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더 양호하게 나오면서 부각되기 시작한 달러화 강세 현상에 따른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인도네시아와 대만 등 주요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세가 줄어들거나 이미 시장에 진입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국내 시장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유신혁 금융감독원 금융시장분석팀장은 "현재 연기금 등 장기 자금은 그대로 있다. 주로 작은 이슈에도 쉽게 드나드는 영국·미국계 헤지펀드 자금들이 주식 매도를 주도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 주장은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도 금융시장에 줄곧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들어 급격한 이익 감소 흐름을 보이는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7일 발표할 예정인 올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전년 동기(10조1000억원)에 견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조원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기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3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상장사들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증시 불안의 근본 바탕에는 날로 커가는 경제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 있다. 경제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급락세 기간 동안 설비투자 급감, 저물가 지속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지표(8월 산업활동동향, 9월 소비자물가동향)가 연이어 발표된 데서도 이런 분석은 힘을 얻는다.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은 채권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시장 지표 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이미 한 달 새 0.3%포인트나 내리면서 사상 최저 수준인 2.2%대를 기록하고 있다. 단기물의 하락에도 버티던 장기물 채권인 국고채 10년물도 최근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인 뒤에야 이날 소폭 반등했다. 금리 하락은 통상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재부와 한은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정세가 달러화 강세, 경기회복 기대 축소 등 다양한 원인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결과인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은이 구조조정 우선론을, 기재부는 금리 인하 우선론을 제기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일단 금융시장의 눈은 오는 10일로 예정된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쏠리는 분위기다. 최근 공개된 지난 9월 금통위 회의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이 저물가와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통위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세종/김경락 기자, 방준호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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