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유엔은 모든 난민에게 희망의 불빛"(종합)
반 총장, 제네바 소재 WTO·UNHCR·WHO·OHCHR 등 유엔기구 순방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한국전쟁 당시 마을 인근 산악지대로 피란갔던 유년시절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유엔 등 국제사회가 한국의 재건을 돕고 식량과 책, 펜을 제공해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현재도 유엔은 모든 난민에게 희망의 불빛"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난민기구(UNHCR) 제65차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피란지인 산 위에서 살던 마을이 완전히 불타는 것을 지켜봤던 유년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사무총장이 된 이후 전 세계 난민캠프를 방문하면서 항상 '유엔이 당신과 함께 있다. 실망하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또 "20년 전 남수단에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내전을 피해 유엔 시설로 피신하려 했으나 이를 수용하지 못해 이들이 모두 살해당하는 아픈 경험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어떤 경우든 난민을 수용하고 보호하라는 지침을 내려 10만여명의 난민을 유엔 시설에 수용했다"고 소개했다.
UNHCR 활동에 대해 반 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5천1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유엔 역사상 이렇게 많은 난민이 있던 적이 없다"면서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등이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지만 UNHCR은 잊혀진 위기나 재난까지 모두 고려해 광범위하게 난민 구조활동을 펼치는 유엔 최고의 난민지원 기구"라고 평가했다.
이틀 일정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등 제네바 소재 유엔 기구들을 방문하는 반 총장은 또 "세계는 난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쟁 등의 예방에 힘쓰면서 인권차원에서 난민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UNHCR이 앞으로 난민의 무국적 해소 운동을 벌이기로 한 것을 모든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키스탄, 우간다, 미국, 이탈리아 대표들이 난민 기금 부족과 지중해 난민 대책 등의 질문을 한 데 대해 반 총장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위기는 기금 모금이 잘되고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탈리아 정부의 지중해 난민 구조활동에 감사한다"면서 회원국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UNHCR 집행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이번 UNHCR 회의를 주재한 최석영 주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한국은 UNHCR 회원국 중 유일하게 정부 기여금(250만 달러) 보다 국민 성금(300만 달러)이 많은 나라"라며 "난민 구호 기금이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등은 잘 걷히는데 아프리카는 열악한 상황이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에 앞서 WTO의 무역포럼에 참가한 자리에서 "무역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1온스의 무역이 1파운드의 원조보다 낫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유엔은 WTO가 도하 라운드를 서둘러 결론내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UNHCR 회의에 이어 WHO에서 마러릿 챈 WHO 사무총장 등으로부터 에볼라 대응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WHO는 그러나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에볼라 대응상황 보고를 공개하지 않았다. 반총장은 2일 OHCHR 등을 방문하고 뉴욕으로 출발한다.
rhe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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