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갤럭시S5 '알립니다' 후폭풍

강아영 기자 입력 2014. 10. 1. 13:18 수정 2014. 10. 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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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기수별 잇단 비판 성명 "구성원 자존심 무너뜨려"..편집국 간부들 "정정보도 아냐"

전자신문이 삼성전자와 소송까지 벌였던 '출시 코앞 갤럭시S5, 카메라 렌즈 수율 잡기에 안간힘' 기사와 관련해 지난달 26일 지면을 통해 사실상 오보를 인정했다.

전자신문은 이날 19면 하단에 낸 '알립니다'에서 "갤럭시S5에 적용된 카메라 렌즈의 수율은 보도 시점 당시 양산을 시작하는 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 갤럭시S5 생산도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전자신문의 이 같은 입장은 "삼성전자 갤럭시S5의 카메라 렌즈 수율이 20~30%에 불과해 출시 예정인 갤럭시S5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공산이 크고 출시 계획을 미뤄야할 수도 있다"는 3월17일자 21면 보도 내용을 뒤집는 것이다.

전자신문과 삼성전자는 갤럭시S5 기사가 나간 이후 지난 6개월 간 전면전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전자신문과 갤럭시S5 기사를 쓴 이형수 기자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이에 맞서 전자신문은 "재벌의 언론 길들이기"라며 삼성에 대한 비판 기사를 잇달아 냈다. 지난 7월에는 이와 관련, 첫 재판이 열렸다.

전자신문은 '알립니다'를 내면서 삼성전자와의 관계 회복에 나섰지만 내부 구성원의 반발이 나오는 등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당장 노조는 사실상 정정보도라고 주장하며 편집국장 불신임 투표를 발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알립니다'가 게재된 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언론사로서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삼성과 힘겹게 싸움을 벌여온 지난 6개월간, 그 끝이 무엇이든 이것만은 아니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보도가 사실이 아니었음을 완전히 인정한 채 오늘의 '정정보도'를 끝으로 언론으로서 전자신문은 죽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와 함께 기사 게재 하루 전 사전 설명회를 열고 그동안의 협상과정과 결과를 설명한 편집국장에 대해서도 불신임제를 통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노조는 "편집국장은 구성원들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결론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너무도 당당했다"며 "시종일관 기자 조합원들의 상식적인 의문마저 '대답할 가치가 없는 항변'으로 치부했고, '앞으로 어떻게 기자로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울분을 '세대 차이'라는 말로 폄하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기수별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갤럭시S5 기사를 쓴 이형수 기자의 동기 기수인 21기와 그 아래 기수인 22, 23, 24기는 29~30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결정이 구성원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해당 기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21기인 김남은, 김명희, 김시소 기자는 성명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부당한 언론 압박에 맞서 싸우자고 외치며 후배들의 결속을 요구한 편집국장은 오보를 인정하는 수준의 합의문을 결과로 내놓았다"며 "이 과정에서 수개월간 소송 등으로 정신적 압박을 당한 기자의 반론과 입장은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편집국 간부진과 일부 기자들은 '알립니다'를 정정보도로 해석할 수 없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훈 편집부국장은 "어디에도 '정정보도' '바로잡습니다'라는 정정보도를 지칭하는 용어는 없다"며 "'알립니다'는 삼성전자가 정정보도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양측의 입장을 알리는, 말 그대로 '알립니다'인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애초 기자가 취재해 기사화해도 되겠다는 상당성을 갖고 기사화한 '전망성 기사'는 소송거리가 될 수 없다"며 "양측은 이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첨예한 공방을 벌이며 날선 대립을 이어가기보다 국가와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강한 비판과 사실보도로 전환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절충점에 도달해 현재의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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