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서독 대사관 내 동독인 서독행 25주년
베를린장벽 붕괴 촉발한 '자유의 여정' 기념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1989년 당시 동독을 탈출해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의 서독 대사관에서 망명을 요구하던 수천 명의 '자유의 여정'을 되새기는 기념식이 2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렸다.
당시 서독의 한스-디트리히 겐셔 외무장관은 25년 전인 이날 프라하 주재 서독 대사관 발코니에서 동독을 떠나 서독 대사관 구내에서 노숙하며 망명을 요구하던 이들에게 망명을 허가하는 짧은 뉴스를 수 초간 낭독했다.
겐셔 전 외무장관은 이 기념식에 참석해 당시를 기억하며 "그때 몇 시간은 내 평생 매우 감동적이던 순간"이라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회고했다고 현지 및 독일 언론들이 전했다.
결과적으로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촉발한 이 사건은 이미 그해 여름에 씨앗이 뿌려졌다.
그해 4월 헝가리가 오스트리아의 국경 장벽을 철거하고, 이어 8월 오스트리아 쪽 국경 검문소가 우발적으로 잠깐 개방되자 수천 명의 동독인들이 오스트리아로 건너갔다.
동독에 이 소식이 알려지자 동독인들은 곧바로 짐을 꾸려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 헝가리의 서독 대사관으로 몰려갔다.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 내 서독 대사관에는 근 1만여명이 잔디밭에서 노숙하며 망명을 요구했다.
그때만 해도 이 사건이 초래할 결과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겐셔 전 장관은 확신을 갖고 동독 측과 유엔, 소련, 체코슬로바키아 등과 연쇄 접촉하며 동독인들을 서독까지 열차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끌어냈다.
수천명의 동독인을 태워 밤 8시50분 프라하를 떠난 서독행 기차는 이튿날인 10월1일 오전 6시14분 체코와 서독의 접경 마을인 호프 역 8번 플랫폼에 도착했다. 이날 하루에 호프 역에 내린 동독인은 6천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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