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朴 복귀했지만 계파갈등 속 가시밭길 예고

배민욱 2014. 9. 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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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원내대표직 사퇴·비대위원장 선정 놓고 논란 지속조기전대 놓고 갈등 커질 수도…'헌정치' 극복여부 주목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탈당 의사를 철회하고 당무복귀 선언으로 일단 내분사태의 큰 고비는 넘었지만 앞으로 갈길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사퇴여부와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선정, 조기전당대회 실시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내대표직 퇴진 입장 분명히 안밝혀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기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죽이고 당을 살리라는 60년 전통의, 우리 당의 산 역사나 다름없는 원로 고문들의 간절한 요청에 이 자리에 섰다"며 "지금부터는 저에게 주어진 책임감만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당내 강경파 등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에서 즉각 물러나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고 세월호법 협상은 물론 당 혁신 작업까지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하지만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유지 의지를 놓고 당내 논란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당내 친노무현계·정세균계·혁신모임·486그룹·민주평화국민연대·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더좋은미래·시민사회 출신 등 각 계파 소속 의원들은 박 위원장에게 더이상 당을 이끌어갈 리더십이 없다며 원내대표직까지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을 가해왔고 이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이 최소한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마무리한 뒤에는 사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당내 강경파들의 반대 목소리를 넘어설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반대파 일각에서는 벌써 박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도 아직까지 원내대표직에 미련을 갖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또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18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아침마다 긴급 의원모임을 열고 박 위원장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압박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자칫 자신의 거취 문제가 봉합되지 않은 채 당의 혼란과 내분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비대위원장 선정 놓고도 갈등 예상

차기 비대위원장 선정을 놓고도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후임 비대위원장을 조속히 선정해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계파간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새 비대위원장으로는 친노(친노무현)계와 중진이 지지하는 문희상 의원, 정세균계의 박병석 의원, 김한길계 및 중도파가 미는 이석현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박지원·문재인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전·현직 당대표와 원내대표, 상임고문단 회의를 통해 차기 비대위원장을 선정한 뒤 의원총회를 통해 총의를 모으는 방식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같은 방식이 그대로 수용되더라도 차기 비대위원장 인선과정에서의 극심한 혼란을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비대위원장의 영향력 때문이다. 차기 비대위원장은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하고 이를 통한 지역위원장 인선, 내년 초 전당대회 룰 결정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이는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느냐가 차기 당권의 향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계파별로 유리한 방식을 관철하기 위한 줄다리기가 치열하게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후임 비대위원장 선정이 오랜 기간 표류될 수도 있다. 이는 당 혁신과 개혁은 그만큼 멀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조기전당대회 논란 핵 될수도

비대위원장이 선정되더라도 계파간 갈등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당겨 실시하는 문제가 당내 논란의 핵으로 떠오를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내년 초 전당대회를 예정하고 있으나 당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올해 말로 앞당겨야 하다는 논리가 커질 수 있다. 이같은 전대시기를 놓고 계파별 잡음이 거세질 경우 당 재건과 혁신보다는 계파에 휘둘리는 식물 비대위원장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있다.

제1야당의 역대 비대위원장들은 혁신과 쇄신, 계파정치 타파 등을 외쳤지만 오히려 계파에 휘둘려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 사례들을 곱씹어 봐야하는 대목이다.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에 큰 상처를 입은 새정치연합이 박 위원장의 당무복귀로 갈등이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갈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요인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태를 통해서 당의 고질적인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추진을 둘러싼 일련의 파동에서 야당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계파갈등'이 적나라하게 터져 나왔다.

'새정치'를 표방한 정당이 가장 구태스러운 '헌정치'에서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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