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탈당카드 접고 정면돌파 나서..성공할까?

추인영 입력 2014. 9. 17. 16:18 수정 2014. 9. 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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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법 협상 마무리 및 당 체질개선 위한 혁신 강조리더십 상실·당내 세력 취약 등에 '동력' 확보 미지수

【서울=뉴시스】추인영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당내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던 탈당 카드를 접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박 위원장이 방침을 밝힌 대로 비대위원장직은 사퇴하되,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일각에서 조속한 사퇴를 요구했던 원내대표직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나흘간 이어진 칩거생활을 접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특별법 문제는 이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그러나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당의 혁신을 강조,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이 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또 집권을 꿈꾼다면, 당의 현재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고 끊임없이 바꿔 나가야 한다"며 "그동안 저의 잘못에 분노한 분들은 저에게 돌을 던지시라"고 말했다.

이는 '혁신'을 명분으로 삼아 당내 일각의 강경파 의원들과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강경파가 사실상 당을 좌지우지하면서 책임있는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 힘든데다 지도부를 무력화시키는 등 당내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일련의 사태에서 이들이 보여준 행태에 대한 강한 불신감도 배어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인식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당 원로 고문들의 지지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탈당설과 관련해 "당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깊은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여기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죽이고 당을 살리라는 60년 전통의, 우리 당의 산 역사나 다름없으신 원로 고문님들의 간절한 요청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구성 방안에 대해서도 당 원로들과의 협상 방침을 밝혔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는 전 현직 당대표와 원내대표, 그리고 상임고문단 회의를 열어서 여기서 논의된 결과를 가지고 당의 총의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정면돌파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박 위원장이 보였던 행보는 리더로서 당내 의원들의 신임을 이미 잃어버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박 위원장이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두 차례에 걸친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했고, 급기야 탈당설의 직접적 계기가 됐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영입 과정에서 드러난 당 내홍은 결정적으로 박 위원장의 소통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박 위원장의 핵심 측근은 "박영선 대표는 자기 생각이 옳다면 다른 사람들은 시차가 있을뿐 이해해줄 것이란 신념이 너무 강한 게 한계이자 약점"이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당직자는 "박영선 대표는 어떤 식으로든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또 박 위원장이 당내 세력이 취약한데다 당 원로들이 지원 한다하더라도 그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강경파 등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혁신' 작업을 위한 동력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 위원장 입장에서도 당내 의원들에 대해 느꼈던 실망과 배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비대위원장 문제를 직접 상의해왔던 일부 중진 의원들이 자신과 만났던 자리에서 보였던 모습과 외부에서 보였던 행태가 너무 다르다고 느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중진들에게 상당한 서운함, 나아가서는 배신감까지 갖고 있다는 있다는 것이다.

이 측근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으면 같이 논의했던 중진들이 적극 나서서 같이 풀어가고 해야 하는데 그 분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라며 "사람들은 박 대표가 독선적이라고 생각하고 박 대표는 자기가 속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inyou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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