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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세상 소식

미국 작가협회가 아마존에 보낸 공개편지

어떤 판매자가 가격에 동의하지 않을 때, 아마존은 그 소비재를 소비자들에게 아예 노출하지 않을 수 도 있는 모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책이란 단지 소비재가 아니다. 책은 더 값싸게 쓰일 수 없고, 저자들은 다른 나라에서 아웃 소싱할 수 없다. 책은 토스터나 텔레비전이 아니다. 책 하나하나는 [같은 재료라도] 저자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게 나타나는 독특한 창조물이다. 한 개인의 측면에서 볼 때, 책은 외롭고 치열하고 때때로 값비싼 투쟁을 치른 후에야 비로소 창조되며, 어떤 저자는 자신의 책이 독자들을 발견할 수 있느냐에 의존해서 생계를 꾸릴 수밖에 없다. 저자들을 독자들과 떼어놓기 위하여 자신이 보유한 어마어마한 권력을 행사할 때, 아마존이 저자들을 위협에 빠뜨리는 것이다.


미국 작가협회가 아마존 경영진에게 보낸 공개편지의 내용입니다. 아마존이 아셰트 출판사와 가격 협상이 결렬된 후, 아셰트 출판사 책의 예약 판매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사건을 미국 작가협회는 문화 파괴 행위로 보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우리 기준에서는 별게 아니게 보일지 몰라도, 미국에서는 이 편지가 상당히 “모욕적인 언어(insulting language)”로 쓰였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아마존의 경영자들을 문화의 기초도 모르는 자들이라고 비난했다는 겁니다. 한국의 키보드 워리어들을 파견하면 아마 기절하겠네요.

어쨌든 책의 대동맥인 서점이 이익을 좇아 책 자체가 독자들 눈앞까지 흐를 수 없도록 봉쇄한 것은 책 문화의 기초를 파괴하는 야만적 행위입니다. 노출 영역마다 책 광고로 도배된 한국의 서점 역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마존 한국이 조만간 열린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설마, 한국에 와서도 이러지는 않겠죠.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