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익 "위안부 첫 보도 기자는 유족회장 사위"

2014. 9. 1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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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신상 부각 노골적 흠집내기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는 국적(國賊·나라의 적)이다. 국적을 채용한 대학은 국적대학인가?"

"'아사히(朝日)날조' 우에무라를 고용한 호쿠세이카쿠엔(北星學園)대학에 항의전화!"

"'위안부날조' 우에무라, 빨간(좌파를 의미)학교 호쿠세이카쿠엔대학에 출몰중."

우에무라 다카시·양순임 회장

최근 일본 매체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우에무라 다카시라는 인물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에무라 다카시(56)는 1991년 8월11일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특종 보도한 인물이다. 위안부 문제가 격화하면서 우에무라에 대한 일본 우익의 집요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 우익은 그가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의 사위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흠집내기를 시도하고 있다.

우에무라는 아사히신문 서울특파원이던 1991년 당시 최초로 위안부피해자라는 사실을 공개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1997년 사망)의 증언을 보도함으로써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했다. 일본 우익은 그를 반일(反日) 기자로 몰아갔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위안부 관련 기사를 일부 취소한 이후에는 그를 '나라의 적'으로 규정하고 집단 이지메(괴롭힘)를 일삼고 있다.

지난 3월 아사히신문을 조기 퇴직한 우에무라는 고베쇼인(神戶松蔭)여자대학에 교수로 취임할 예정이었지만 대학 측은 우에무라 고용을 반대하는 일본 우익의 등쌀에 못 이겨 우에무라와의 고용계약을 취소했다. 한 달 뒤 우에무라가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에 위치한 호쿠세이카쿠엔대학의 비상근 강사로 고용되자 이번에도 우익은 항의 전화와 전단 살포 등의 수단을 동원해 그를 괴롭히고 있다. 문예춘추 계열인 주간문춘(週刊文春) 등 우익 매체는 우에무라 추적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양순임 회장은 19일 전화통화에서 "(사위가) 아사히신문에 재직할 때도 일본 우익의 압력이 계속됐다"며 "손자와 손녀가 잘 자라고 있는데 이 아이들에게 타격을 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우리 사위가 위안부 기사를 쓸 때 (당시 유족회 간부였던) 내가 도와준 게 아니냐고 공격을 받았는데 김학순 할머니도 내가 제보한 것이 아니었다"며 "특히 내가 (사기 혐의로 소송에 휘말려) 사기꾼으로 몰리자 위안부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사기꾼이고 그 사위의 위안부 기사도 사기라는 비난도 있었다"고 전했다. 양 회장은 2011년 태평양전쟁 유가족을 상대로 한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나 3년 만인 지난 8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양 회장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1993년 고노(河野)담화(일본 정부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담화)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청취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양 회장은 "일본 정부의 태도에 따라 영상을 추가 공개할 수도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정부백서와는 별도로 유족회 등이 보유 중인 위안부 관련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자체 위안부백서를 만들어 유엔 등 국제사회에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청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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