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삼성동시대 열다] "100년 미래가치 감안" 과감한 베팅

김영필기자 입력 2014. 9. 18. 18:09 수정 2014. 9. 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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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찰가 왜 뛰었나통합사옥 따른 30개 계열사 임대료 절감도 노려업계선 "글로벌기업 살수 있는 돈 인데.. 과하다"

현대자동차의 한국전력 부지 낙찰가격 10조5,500억원은 감정가의 3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18일 오전 이 숫자를 받아본 한전 관계자조차 눈을 의심했을 정도다. 그만큼 재계에서는 현대차의 입찰금액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왜 이렇게 세게 베팅했을까.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를 1차 요인으로 설명했다. 정 회장이 관심을 갖고 한전 부지 입찰을 직접 지시했을 정도로 의지가 확고했다는 것이다. 이날 현대차는 '100년 앞을 내다본 글로벌 컨트롤타워' '실수요자' 등을 거듭 강조했다. 그만큼 한전 부지가 현대차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30개 계열사들이 흩어져 있으면서 내는 임대료가 연 2,400억원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통합사옥이 생기면 이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뚝섬이 무산된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나중에 더 큰 비용을 들여야 한다"며 "해당 부지의 미래가치와 그룹의 위상이 올라가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입찰가격이 너무나 높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현대차의 입찰가는 평당 4억3,879만원에 달한다. 전무후무한 가격이다. 삼성전자는 정확한 입찰금액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4조5,000억원 수준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조5,000억원은 한전 부지를 모두 상업지구로 전환했을 때의 감정평가액과 같다. 시장에서도 낙찰가로 4조~5조원 수준을 예상해왔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안정적으로 따낼 수 있는 수준을 적으려고 했겠지만 10조원이 넘는 금액은 과한 측면이 있다"며 "1조원도 큰돈인데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낙찰가는 과도하지 않았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데 천문학적인 금액을 부동산 개발에 쏟아붓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이 자금을 인수합병(M&A)에 쓴다면 웬만한 글로벌 기업을 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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