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파동에 친노지형 꿈틀?..명암교차 문재인·안희정(종합)
문재인, 리더십에 상처…안희정에 기대감 쏠려
국회찾은 이광재 "태풍 불때 선장의 진정한 솜씨 알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아마도 최대 피해자는 문재인 의원이 아닐까."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의 '탈당 검토 파동'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큰 손실을 본 사람은 다름 아닌 문재인 의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위원장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 당내 반발에 부딪혀 탈당까지 고려하는 일련의 파동에 문 의원이 개입했다는 논란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탓이다.
문 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이 교수 영입과 관련해 "당내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좀 매끄러웠으면 당 혁신과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다"라는 글을 올려 '이상돈 카드'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문 의원 측은 '좋은 분이지만 당내 동의를 받긴 어렵다'는 뜻을 한결같이 밝혔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파동에서 이 교수의 영입을 반대한 강경파 의원들을 문 의원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교수 영입을 사전에 협의했다면 끝까지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했다"며 "상황이 변했다고 말을 바꾸는 건 문 의원의 신뢰감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의 스텝이 꼬이면서 친노(親盧) 진영 내에서도 신뢰와 지지가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친노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로 급속히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인으로서 몸집을 키워가는 안 지사는 공교롭게도 '박영선 파동'이 일단락된 이날 국회를 찾았다. 국회에서 열린 '정부지출 실시간 공개 제도' 토론회 참석을 위해서였다.
안 지사는 토론회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당의 위기를 두고 "국회와 저희 당이 걱정을 많이 끼치고 있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이바지한 정당으로서 힘을 모아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며 '신중모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안 지사는 토론회가 끝나고 앞서 기자회견에서 엿새 만의 당무 복귀를 알린 박영선 위원장을 찾아 격려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띄우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안 지사와 더불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로 통하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새정치연합 보좌진협의회 주최로 열린 강연을 위해 이날 저녁 국회를 찾았다.
참여정부를 만들며 '좌광재 우희정'이라 불렸던 두 사람이 '우연히도' 같은 날 국회에 등장한 것은 새정치연합의 '무질서·혼돈' 양상과 대비되는 타이밍이라는 촌평이 나왔다.
이 전 지사는 인사차 들른 문재인 의원에게 '훈수'를 두기도 했다.
"당이 격랑 속에 있다"는 문 의원의 하소연에 "파도에 들어가지 않으면 배를 만들지 않는 법이고 태풍이 불 때 선장의 진정한 솜씨를 보는 법"이라고 대답한 것.
문 의원이 떠나고 난 뒤 시작한 강연에서 이 전 지사는 당에 중도성·합리성을 갖추라고 주문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가 민주당의 정책을 가져갔고 민주당은 그런 정책적 변화를 꾀하지 못했다"며 "중간층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얼마나 합리적인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지사는 "귀를 열고 상대 당 의원의 세미나에도 많이 가면서 틈을 좁혀야 한다"며 "(결국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염원한 연정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착 상태인 세월호 정국과 관련해서는 "국민은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바라는 마음과 경제문제에 주름살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어려운 한국 경제에 집중하려면 여야가 더 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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