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구·경북 교권]①폭언·욕설·폭행 시달리는 교사들

박광일 입력 2014. 9. 17. 13:59 수정 2014. 9. 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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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박광일 김태원 기자 = 대구·경북지역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사에 대해 폭언과 욕설, 심지어는 폭행까지 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통제는 갈수록 어렵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옛날 같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다 교사들의 입지도 더욱 좁아지고 있다.

'무너지는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교육당국의 대책은 대부분 사후약방문식에 불과하다. 세 차례에 걸쳐 교권침해의 실태를 점검해보고 해결책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대구 북구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A(32)씨는 2학기 개학일이었던 지난 8월18일 학교수업을 마친 뒤 집이 아닌 경찰서를 찾아가야 했다.

A씨가 맡고 있던 반의 한 남학생이 A씨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과 교육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1교시 수업 종이 울린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B(14)군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이에 A씨는 B군에게 "일어나라"며 팔을 잡아 흔들어 깨웠고, B군이 이를 뿌리치며 반항하자 A씨가 지휘봉으로 B군의 오른팔과 목 부위를 두 차례 때렸다.

그 뒤 B군은 오전 11시께 학교를 나와 곧바로 경찰에 교사 A씨를 신고했다. B군은 그 뒤로 병원에 입원했고 전치 3주의 진단서를 끊어 경찰에 제출했다.

교사 A씨는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아 한동안 휴가를 냈다. 다행히 최근 A씨와 B군의 부모가 합의해 사태는 원만하게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간 학교폭력 사건으로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열렸다. 그러나 한 학생의 부모가 회의 결과에 불만을 갖고 따지던 중 담임교사를 폭행했다.

이에 해당 교사는 곧바로 학교 측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고, 향후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1월에는 대구 북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2학년 C(16)군이 여교사를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C군은 보충수업시간 중 휴대전화로 게임을 했다는 이유로 여교사 D(28)씨가 휴대전화를 빼앗자 이에 격분해 수업이 끝난 뒤 복도에서 D씨를 향해 흉기를 던지고 위협했다.

교사 D씨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한동안 출근하지 못했고, 병원치료까지 받았다. 현재 D씨는 다른 지역으로 전출 간 상태다.

이 처럼 대구·경북 지역에서 교권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등에 의한 폭언과 욕설, 폭행 등 유형도 다양하다.

17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51건이던 교권침해 사례가 2010년 186건, 2011년 326건, 2012년 530건으로 불과 3년 만에 3.5배나 늘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모두 456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교권침해 사례 456건 가운데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453건,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침해는 3건이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가운데 폭언과 욕설이 3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업방해 94건, 폭행 7건, 성희롱 3건, 기타 37건 순으로 나타났다.

경북에서는 지난해 모두 101건의 교권침해 사례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100건,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침해는 1건이었다. 교권침해 유형은 대구와 비슷했다.

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을 종기처럼 취급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학생들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아야 학교가 조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pgi0215@newsis.combplace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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