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사전예약 대박.. 신의 한 수? 팬덤 결집?
팀 쿡(애플 최고경영자)의 '신의 한 수'일까, 애플 '팬덤'의 재결집일까. 혁신 없이 화면 크기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사전예약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애플은 "지난 12일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예약판매를 시작한 후 24시간 만에 400만대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상 최대 기록이다.
아이폰 신제품의 첫 24시간 예약판매 실적은 2010년 6월 아이폰4 60만여대, 2011년 10월 아이폰4s 100만여대, 2012년 9월 아이폰5 200만여대였다. 아이폰5는 예약판매 72시간 만에 400만대가 팔렸고, 지난해 내놓은 아이폰5s와 5c는 72시간 동안 두 모델을 합쳐 900여만대가 팔렸다.
12일 0시(미국 태평양 시간)를 기해 애플 온라인 스토어와 주요 이동통신사 홈페이지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한 아이폰 신제품은 시작부터 소비자들이 몰리며 화면 크기와 통신사, 색상, 용량 등에 따라 상당수 모델이 조기 품절됐다.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는 배송일이 19일로 확정된 128기가 아이폰6플러스 모델이 1900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 모델의 정가는 949달러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초기 준비 물량을 초과했다"며 "일부 예약 주문은 10월이 돼야 배달될 수도 있다"고 공지했다.
신제품 공개 당시 냉담한 반응과 180도 달라진 초반 돌풍에 해석이 분분하다. 애플 특유의 팬덤이 첫손에 꼽힌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의 재구매 비율은 76%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생태계를 창조해냈고, 첫 주자이자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음악과 영상, 앱(응용 프로그램) 등을 사고팔게 하는 등 '문화'를 만들어내 앱등이(애플과 벌레인 꼽등이를 합성해 만든 비하어로, 애플 제품이라면 맹목적인 찬사를 보내는 소비자)를 양산해냈다.
하지만 미 경제지 포브스는 "아직 자만심을 갖기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보통 초기 물량은 애플 마니아들이 소화하는 경향이 강하다. 오랫동안 신제품에 목말랐던 대기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애플 아이폰을 선택하기 위해 감수했던 불편함 한 가지가 사라졌다는 점도 돌풍의 배경으로 꼽힌다. 아이폰은 그간 떼어낼 수 없는 '일체형 배터리', 작은 화면이 경쟁력을 깎아 먹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혁신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번 화면 크기 확대가 일종의 혁신으로 받아들여진 듯하다"고 말했다.
결국 팀 쿡의 대(大)화면 전략이 어느 정도 시장에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래픽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는 올 6월 미국 모바일기기의 인터넷 트래픽을 조사한 결과 4인치 스크린에서 인터넷 검색작업이 1년 전보다 11%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들이 더 큰 화면에서, 더 우수한 콘텐츠를 즐기려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까지 애플 체제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냐 문제다. 애플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0.03% 하락하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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