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따로산 母, 시험관 외동딸..모두 아직 바닷속"

입력 2014. 9. 5. 10:00 수정 2014. 9.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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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안전사회 만들자는데 與野 왜 싸우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경태 (세월호 실종자 가족)

추석을 앞두고 우리가 꼭 한 번 둘러봐야 하는 곳,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이제 고향으로 가면 가족들과 만나서 웃음꽃 피우고 전국이 며칠동안 들썩들썩 할 텐데요. 이런 가운데 추석이어도 웃음소리가 좀처럼 들리지 않는 곳이죠. 바로 진도체육관입니다. 사고가 난 게 4월 16일이니까 이제 143일이 지났는데 오늘도 바닷속에는 10명의 실종자가 있고요. 실종가족들은 사람들 기억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팽목항, 참 오랜만에 연결하네요. 일반인 실종자 이영숙 씨의 아들 박경태 씨 연결합니다. 박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 박경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로 사고 143일째인데 여전히 진도체육관에 머물고 계신 건가요?

◆ 박경태> 네, 저는 지금 진도체육관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 팽목항에 남아계시는 분이 총 몇 분이나 계신 겁니까?

◆ 박경태> 지금 진도체육관에 7가족, 팽목항에 2가족이 있습니다. 9가족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일 어려운 점은 어떤 걸까요?

◆ 박경태> 하루하루가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예요. 사고 초기에 지원되던 물품이나 관심들이 확 줄어든다는 게 느껴질 때마다 저희가 잊혀지고 있는 건 아닌가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 김현정> 빨리 실종된 가족들을 만나야 할 텐데... 마지막으로 발견된 날이 지난 7월 18일, 그 후로 거의 두 달이 다 되도록 아무 소식이 없는 거죠?

◆ 박경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수색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한 겁니까?

◆ 박경태> 수색은 하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까 배 내부가 많이 약해져서 무너지고, 뻘이나 자갈들이 내부에 쌓이다 보니까 작업여건은 예전보다 더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태풍이나 풍랑이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까 날씨도 저희를 안 도와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태풍도 여러 번 오고 하면서 선체는 붕괴되고 있고 날씨는 안 좋고 이러다 보니까 실종자 수색도 쉽지 않은 상황, 그러다 보니까 실종자 분들 다 만날 때까지 기약없이 기다려야 되는 상황인 건데... 박용태 씨 어머님은 어떻게 세월호를 타게 되셨어요?

◆ 박경태> 작년에 어머님이 제주도로 이사를 먼저 가셨고요. 그 다음에 제가 내년에 제주도로 직장이 발령받게 되면 같이 살려고 어머님이 좀더 큰 집으로 옮기셨는데, 인천에 저희 이삿짐이 일부가 있었거든요. 그 이삿짐을 싣고 가시다가 사고를 당하셨어요.

◇ 김현정> 1년 뒤 아들하고 함께 살 생각하면서 꿈에 부푼 채 이삿짐을 옮기던 그 배였군요?

◆ 박경태> 네, 그렇습니다. 어머니가 떨어진 지 오래돼서 같이 제주도에서 등산이나 자주 하고 같이 지내자 그랬는데 앞으로 못 그러니까... 지금 더 마음이 아픕니다.

◇ 김현정> 어머님과 떨어져 사신 지가 얼마나 되신 거죠?

◆ 박경태>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커가지고요.

◇ 김현정> 그럼 고등학교 때부터 떨어져 살다가 내년이면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있었던 거였는데, 그 꿈이 안 이루어진 거네요?

◆ 박경태> 네, 그렇습니다. (한숨)

◇ 김현정> 어머님 얼굴이 언제 제일 많이 생각나세요?

◆ 박경태> 오래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저한테 밥 한 번 해 주시기가 어려웠었거든요. 그래서 저한테 밥해 주실 때마다 잘 먹는 거 보고 참 좋아하시는 거... 그런 것들이 생각이 많이 나요.

◇ 김현정> 우리 박경태 씨가 우걱우걱 밥 잘 먹을 때마다 뿌듯하게 바라 보시던 그 얼굴?

◆ 박경태> 네... 또 제일 두려운 건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이나 손이라도 온전히 남아 있어서 만져볼 수나 있을까, 그런 걱정들이 됩니다.

◇ 김현정>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다른 실종자 가족 중에 사연 하나하나 안타깝지 않은 분이 있겠습니까만은 박경태 씨 눈에 보기에도 이분은 정말 안타깝다라는 사연 가진 분이 계실까요?

◆ 박경태> 남은 가족들의 사연들이 다 절절해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어머님, 아버님이 6년 동안 애기를 가지려고 노력했는데 못 가지셔서, 시험관 아기로 가진 유일한 딸이 있어요. 그 딸이 지금 실종상태인데, 그분들이 매일 아침마다 밥 해서 팽목항에 지현이 먹으라고 가져다 주시거든요. 그 모습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지현이가 좀 빨리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지현양이 그러니까 단원고 학생이군요?

◆ 박경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시험관 아기로 정말 어렵게 얻은 외동딸이었는데, 그 딸이 하필이면 아직도 실종 상태?

◆ 박경태> 네.

◇ 김현정> 참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습니다..아까 국민들 머리에서 우리가 아예 잊혀지는 존재가 되지는 않을까, 그게 가장 겁이 난다고 말씀하셨어요. 추석 앞두고 귀성길 준비하고 계시는 많은 청취자들에게,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요?

◆ 박경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우리가 안전사회를 만들자라는 그런 당연한 의제를 가지고(하는 것인데) 왜 여야가 이렇게 싸우고, 국민들은 또 세월호는 그만하자는 취지의(말씀을 하시는지) 참 답답합니다. 제발 좀 관심을 기울여주시고요. 또 그리고 아직 진도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아직 실종자들이 남아 있다는 점 잊지 않고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안전사회를 만들자고 진상규명하자는 데 왜 여야가 싸워야 하고, 왜 지금 우리 사회에 갈등이 일어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말씀이세요?

◆ 박경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직도 바다속에 있는 그들을 위해서 우리가 다 같이 힘을 모아서 기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박경태씨 오늘 고맙습니다.

◆ 박경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진도체육관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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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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