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 시행..수능시간과 안맞아 반대"

2014. 9. 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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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대반 우려반..9시 등교가 걱정스런 아이들②

[CBS노컷뉴스 김양수·조혜령 기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아이들의 수면권을 보장하겠다며 오늘부터 경기도내 각급학교의 등교 시간을 9시로 늦추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초·중등학교와 학생, 학부모 등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부 고등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은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이에 따라 3회에 걸쳐 9시 등교에 대한 현장의 기대와 우려, 영향과 전망 등에 대해 집중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수면권 보장 등으로 9시 등교가 행복한 아이들

2. 수능리듬, 성적부진 등으로 9시 등교가 걱정스런 아이들

3. 9시 등교, 파급효과와 확산 전망은

경기도내 2,250개 교의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2,001개 교가 지난 1일부터 9시 등교 시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9시 등교 참여율 88.9%에 이를 만큼 높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은 9시 등교로 인한 맞벌이 가정의 고충과 신종 새벽반 성행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평소 생활리듬과 수능시간의 불일치를 예로 들며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학부모 정모(50·오산) 씨는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할 교육정책인데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마치 4대강 사업처럼 속도전으로 교육감 취임 2개월 만에 추진했다"라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9시 등교 시범학교를 지정해 1~2년 운영하고 장단점을 파악한 뒤 학부모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실시하는 것이 정도"라고 주장했다.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대 최정희 공동대표는 "6·4지방선거에서 이재정 교육감을 지지하지 않은 64%의 경기도민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고려돼야 한다"며 "교육철학과 교육 의지가 있는 교육감이라면 9시 등교 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9시 등교 시행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도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수원 A 고등학교의 김모(18) 군은 "9시 등교를 실시하면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반복될 수 있어 결국 생활 패턴이 깨지는 것은 물론 수능시간과도 달라 생체리듬을 맞출 수 있을 지 걱정스럽다"라고 푸념했다.

실제로 9시 등교 반대여론은 학교급별 참여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조사한 학교급별 9시 등교 참여율을 보면 초등학교는 1,195개 교 가운데 94%인 1,123개 교가 수업시간을 늦췄다.

중학교도 604개 교 중 91.1%인 550개 교가 9시 등교를 시행하거나 9월 중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451개 교 가운데 72.7%인 328개 교가 9시 등교에 동참했고 나머지 123개 교(27.3%)는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이 심하다며 시행 여부에 대한 답변을 미루고 있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자율적인 참여를 전제로 사실상 0교시를 부활시키는 등 변칙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화성 B 고등학교에 다니는 장모(17) 양은 "9시 등교 시행을 앞두고 일찍 등교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율학습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라며 "선택의 문제지만 사실상 달라진 것은 없다"라고 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초·중학교에 비해 고등학교의 참여율이 낮은 것은 입시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일과의 틀을 변경하는데 따른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학습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사교육 심화, 0교시 부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양수·조혜령 기자 ys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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