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이라도 더..' 한전부지 '돈싸움' 시작됐다

2014. 8. 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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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비용 10조원..삼성·현대차, 자금력이 승패 가를 듯

개발비용 10조원…삼성·현대차, 자금력이 승패 가를 듯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웅 기자 =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땅인 한전부지 인수전이 사실상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간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각 그룹의 자금력이 이번 인수전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한전부지 입찰은 단돈 1원이라도 더 많은 돈을 써내는 곳이 부지를 가져가는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국내 1, 2위 그룹인 삼성과 현대차는 각각 넉넉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부지를 개발하는 데는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돈이 들 것으로 예상돼 부지매입에 성공하더라도 당분간 재무적 부담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한전부지 개발 비용 10조원 넘을 듯

31일 부동산개발업계 등에 따르면 축구장 12개를 합친 크기인 한전부지(면적 7만9천342㎡)를 개발하는 데는 최소 10조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이 제시한 본사 부지 감정 가격 3조3천346억원과 서울시 기부채납 40%(약 1조3천억원), 건설비는 건물 연면적을 99만㎡로 예상했을 때 약 3조원(3.3㎡당 1천만원 기준) 등을 감안한 것이다.

여기에 금융비용과 취·등록세 등 각종 부대 비용 2조원을 더하면 총 10조원 안팎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과 현대차가 입찰에 뛰어들 경우 한전이 제시한 감정가를 그대로 쓸 가능성은 작다.

일각에서는 입찰가격이 4조∼5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이 경우 총 개발비용은 1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단순히 투자 목적의 개발일 경우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에 외국계 업체들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 '물밑작업' 삼성…삼성전자 지원사격이 관건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건설부분과 삼성생명 자산운용 인력들로 구성된 비공개 전담조직을 꾸려 그동안 물밑에서 입찰참여 작업을 진행해왔다.

대외적으로는 인수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삼성의 이런 '정중동' 행보는 한전부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경우 땅값만 끌어올 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의 한 고위 인사는 사석에서 "한전부지 입찰은 결국 가격경쟁인데, 현대차가 대외적으로 강하게 인수 의사를 표명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재계는 삼성그룹이 사업성이 있다고 최종 판단하고 입찰에 뛰어들 경우 현대차그룹 못지않은 전투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현금 보유액은 현재 66조원으로 현대차그룹(42조8천억원)을 크게 앞선다.

이 가운데 90%인 59조원 이상을 '캐시카우'인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밀어붙여야 할 사업이라고 판단하면 삼성 특유의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부지는 자체 자금으로 매입하더라도 개발사업은 워낙 규모가 커 다른 관심 있는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국내 최대 부동산 투자사인 삼성생명과 최대 건설사인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2011년 한전 본사 인근 한국감정원 부지를 2천328억원에 사들였고, 삼성물산은 2009년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본사 일대를 초대형 복합상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만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삼성의 주력 계열사가 포진한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을 2004∼2008년에 개발했을 때도 삼성물산·삼성생명과 함께 삼성전자가 사업을 주도했다.

◇ '명분' 앞세운 현대차, 계열사서 자금 '갹출'

한전부지 인수에 가장 공격적인 현대차그룹은 일단 가격보다는 '명분 선점'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기회가 날 때마다 한전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해 계열사를 한데 모으는 한편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서울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현재 양재동 사옥이 너무 좁기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업체 5위 위상에 걸맞은 사옥을 짓겠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한전부지를 인수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를 해당 지역 주민들과 주주, 이해관계자들에게 적극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하면 끝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자금 동원력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의 '실탄'이 삼성전자에 집중돼 있다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골고루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계열사들이 한전부지 신사옥에 들어오는 만큼 계열사별로 자금을 배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도 최근 멕시코와 중국 등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원고와 엔저라는 환율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 한전부지 개발비용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fusionjc@yna.co.kr,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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