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 "동의안하는 작품에도 표현의자유"

2014. 8. 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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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지낸 엔위저 "광주비엔날레 논쟁, 관습에 굴복하느냐 문제"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지낸 엔위저 "광주비엔날레 논쟁, 관습에 굴복하느냐 문제"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 오쿠이 엔위저(51) 총감독은 29일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의 설치 유보로 불거진 광주비엔날레 논란과 관련해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작품에도 표현의 자유는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위저 총감독은 2008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냈다. 공동감독을 맡았던 신정아씨가 학력위조 파문으로 사퇴하자 단독 감독을 맡아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위저 총감독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초청 강연 후 질의응답을 통해 "상황을 잘 모르며, 가치판단을 하고 싶지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권력이 국민에게 무엇이 옳다고 판단을 해 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의 근본 특성이 취약하고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치권력과 경제 논리, 이데올로기 등에 위협을 받는다. 의기투합해 작가로서, 예술가로서 스스로의 공간과 아이디어를 방어하고 보호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가와 예술계 종사자들은 서로 돕는 노력을 통해 존경심을 얻고 작가의 아이디어를 방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비엔날레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검열의 문제만이 아니다"라면서 "정통성과 아이디어를 포기하고 관습에 굴복하느냐 아니면 그 경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라고 했다.

또 "광주비엔날레를 진심으로 지지하며 이 행사가 사라지면 모든 사람들이 가슴 아파할 것이다. 광주비엔날레 같은 행사를 또다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행사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광주비엔날레의 격을 한 단계 높인 분이며, 감사 표현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인 엔위저 총감독은 '이주자, 노마드, 순례자: 동시대 예술의 세계화'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의 얘기도 언급했다.

미국 뉴욕에 사는 그는 열네 살인 딸과 유럽여행 중에 총격 사건을 접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국가라는 미국에서 아직도 외모와 생김새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며 "예술은 이런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문화주의의 윤리는 인종, 성별, 성적 차이를 넘어서는 연대적 실천이자 다양한 이념과 사회적 목표를 가진 동시대 예술의 주된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엔위저 총감독은 "동시대 예술은 작가와 큐레이터 같은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작업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이주자이자 노마드, 순례자라는 특징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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