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세요? 하루 30분씩 걸어보세요

이준혁 2014. 8. 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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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약 안쓰는 우울증 치료법 4년새 10만명 늘어난 환자..20대·60대 증가율 특히 높아 매일 운동하면 발병 30% 줄여..계절성 우울증땐 '빛 치료' 효과

[ 이준혁 기자 ]

사회 곳곳에서 우울증(우울장애)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우울증을 겪던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자살소식은 끊임없이 전해지고, 젊은 우울증 환자들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년 49만5619명이던 우울증 환자는 지난해 59만1148명으로, 4년 만에 약 10만명 늘었다. 특히 60대와 20대 우울증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9%, 5%에 달했다. 다른 연령층보다 훨씬 높다.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중 항우울제 등 약 처방(약물요법)을 거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울증 환자임을 밝히고 싶지 않아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우울증 치료를 위한 비약물적 요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대와 60대서 우울증 급증

지난 11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우울증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줬다. 18일에는 우울증을 앓던 육군 '관심병사'가 자신의 집 옥상에서 한 시간가량 자살 소동을 벌이다 구조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최근 사병들의 잇따른 자살은 우울증과 깊은 관련이 있다. 군 병사 열 명 가운데 세 명 정도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는 사람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깨지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의욕이 떨어지면서 우울증 환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울증은 일시적이고 단순한 우울감과는 다르다. 의욕 저하와 흥미 상실, 불면증 등의 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서 삶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온다. 심할 경우 자살로 이어진다. 또 최근의 우울증은 불안증(불안장애)과 동반돼 나타나기도 한다. 윤 교수는 "각종 사건·사고가 24시간 적나라하게 보도되면서 사회가 불안하다는 생각이 커지고, 과거와 달리 비행기나 엘리베이터를 못 타는 심리적 불안을 겪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약 안 쓰는 치료법

우울증 치료를 위한 비약물요법은 다양하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 경두개자기자극치료법(TMS) 등과 함께 환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가치료법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독서와 운동이다. 독서요법은 우울증 환자용으로 개발된 책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우울증 치료에 가장 좋은 대증요법으로 운동을 꼽는다. 신체적인 자극이 뇌를 활성화시키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30분의 러닝머신 걷기만으로도 긴장감·우울감·피로감·부정적 생각이 많이 줄어든다는 논문도 나와 있다.

이승환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우울증 발생을 3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특히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영국정신건강재단(MHF)에 따르면 영국 의사들 중 22%가 우울증 치료법으로 약물 대신 운동을 처방하고 있다.

여름·겨울 등 특정 계절에 우울증이 심해지는 계절성 우울증일 때는 빛치료(광선치료)가 효과적이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빛이 줄면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감소돼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4000룩스 정도의 치료용 광학기구를 30분~1시간 정도 몸에 쬐면 우울증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은 비타민 요법을 쓰기도 한다. 비타민(엽산) 등을 항우울제와 함께 복용케 하는 방법이다. 비타민B·C·D나 셀레늄 복용을 권유하는 의사들도 있다. 운동요법은 혼자 해도 별 무리가 없지만 독서나 빛 치료, 비타민 요법은 전문의 상담을 받고 해야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연어 아보카도 참치 청어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3가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 이승환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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