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의사 주말 '중국 왕진'.. 갔다오면 1000만원

강승현기자 입력 2014. 8. 29. 11:51 수정 2014. 8. 29. 11: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남지역 병원 경쟁 심화.. 생계형 '알바 왕진' 늘어

최근 '성형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사들이 이 같은 '수요'를 이용, 돈벌이를 위해 중국으로 왕진까지 떠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같은 의사들의 해외 원정 의료행위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어 자유롭게 의사들이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 A 씨는 진료가 없는 주말이면 왕진가방을 들고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는 주말 동안 중국의 한 미용업소에 짐을 풀고 브로커들이 데려다 준 환자들에게 보톡스나 필러 등 주름 제거 시술을 해주고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 가량의 돈을 벌어오고 있다.

29일 의료업계 등에 따르면 A 씨처럼 돈벌이를 목적으로 중국으로 왕진을 떠나는 의사들이 최근 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최근 강남 일대에 문을 닫는 병원들이 속출하는 등 경쟁이 심화하면서 해외 왕진을 떠나는 생계형 의사들이 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사회주의 체제 특성상 성형수술을 하거나, 성형을 위해 다른 나라를 찾기 쉽지 않은 중국 현지 분위기도 한국 의사들의 왕진을 부추기고 있다. 그는 "중국 고위층의 경우, 보는 눈이 많을 뿐만 아니라 성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주의 특성상 쉽게 성형관광을 떠날 수 없다"며 "한국 의사들이 성형 기술도 좋아 왕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또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분야 전문의 역시 중국 왕진 행렬에 뛰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보톡스나 필러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코를 높이는 간단한 수술 등은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중국 왕진은 수입이 적은 비인기 의사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유혹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의료행위가 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할 방법이 없고, 중국 현지에서 의료 행위를 하다 적발되더라도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에서 불법진료를 하거나 의료사고를 일으켰다고 해도 의료면허를 정지시키는 등의 페널티를 줄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없다"며 "법 개정을 통해 외국에서 저지른 범죄라고 할지라도 처벌하는 등 자격미달 의료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