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물폭탄에 고립된 유아, 시민이 고무대야 구조

2014. 8. 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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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난 25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사무소 주변 마을이 폭우로 대부분 침수됐을 때 고립된 생후 4개월 된 아이가 용감한 시민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8일 기장군 장안읍 좌천리에서 식당을 하는 구봉철(45)씨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께 식당 주변 마을이 대부분 물에 잠겼다.

구씨는 당시 발목까지 차오른 식당 앞 물이 10여 분만에 1m50㎝ 이상으로 불어나 간신히 탈출해 근처 다리 위로 올라갔다.

그 순간 다리 옆에 사는 이대선(60)씨와 손평조(45)씨가 "아이와 엄마가 고립됐다"면서 "도와주자"고 다급하게 불렀다.

다리 아래 집에서 아이를 안은 한 아주머니가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재우느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김미영(35·여)씨가 처마 밑 문틀을 간신히 잡고 있었다.

물이 계속 불어나는 바람에 키 175㎝인 김씨가 높이 1m가량인 싱크대 위에 올라서 있었는데도 상반신만 겨우 물 밖에 나와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대선씨가 집에 있던 로프를 김씨 집으로 던졌고, 손씨가 6m가량 헤엄쳐 밧줄을 문틀에 묶었다.

이어 구봉철씨가 대형 고무 대야를 갖고 밧줄에 의지하면서 김씨에게 다가갔다.

구씨는 우선 아이를 대야에 태워 무사히 구조했다.

손씨는 김씨 몸에 밧줄을 묶었고, 이씨와 구씨 등이 잡아당겨 필사의 구조작전은 10여 분만에 끝났다.

이 같은 감동적인 일은 근처 모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등이 사진을 찍어둔 덕분에 알려지게 됐다.

김미영씨는 "창문을 통해 물이 들이치는 소리를 듣고 놀라 대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집 앞이 물바다였다"면서 "아저씨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물론 아이도 위험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구봉철씨 등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면서 "무조건 아이와 엄마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흙탕물로 뛰어들었고 좋은 결과가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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