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경주로..' 수치까지 왜곡하며 방폐장 유치, 왜?

윤정식 2014. 8. 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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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산업부 윤정식 기자 나와있습니다. 경주 방폐장과 관련해서 지금껏 저희가 보도해드린 의혹은 부지 내 활성단층이 다수 발견됐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지하수가 하루에만 1300톤씩 나와서 이걸 매일 펌프로 빼내야 되는데 이게 과연 끝까지 안전할 것이냐 하는 문제, 이것은 어제(25일) 저희가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보도한 RQD, 암질지수라고 하는 이 지수가 새로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기자]

RQD라는 건 해당 부지의 지하 암반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보여주는 수치거든요.

RQD 즉 암질지수의 측정은 땅에 시추관을 넣었다 빼내서 그 속에 10cm 이상의 큰 암반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는 겁니다.이게 높으면 단단한 암반 비중이 큰 것이고, 따라서 구조물을 탄탄하게 받쳐주는데, 낮으면 그만큼 지층이 약해 문제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결국 경주 방폐장의 경우에는 지반 표층으로 지하수가 많이 유입되는데, 낮은 RQD가 엉성한 지하 암반을 형성하게 됐고 이게 결국에는 지하수가 많이 나오게 되는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암반지수가 20%인 곳이라면 나머지 80%는 뭐죠?

[기자]

암반의 20%는 10cm가 큰 돌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작은 돌이나 모래가 형성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만큼 부실할 수 있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죠?

[기자]

부실할 수 있다는 얘기와 더불어 그 사이사이가 수많은 물이 지나갈 수 있는 물길이 매우 많이 형성이 되어 있다는 거죠.

[앵커]

어제 하루에 1300톤씩 지하수가, 그것도 염분이 섞인 것이 나온다고 보도해드렸는데, 결국 아까 얘기한대로 여기에 그 이유가 있다, 만일에 암반이 그만큼 조밀하게 큰 돌로 되어 있다면 지하수가 흐를 공간이 줄어드는데 엉성하니까 지하수가 스며들었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방폐장을 관리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서 만든 내부 보고서가 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환경운동연합이 제보를 받았고 그걸 다시 또 저희 취재진이 입수를 했습니다.

그 중 한 부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보고서에서 방폐장 지역에서 급격하게 지하수 수위가 낮아진다고 표현하고 있거든요.

이런 이유가 낮은 암질 때문에 지하수가 엄청 많이 흐르는 지역에 방폐장을 만들었고 거기에 양수펌프를 통해 빨대같이 지하수를 빼내다보니 지하수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진 겁니다.

그런데 토목공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런 상황이 수십년 동안 지속되면 결국 이 지역에서 지하수의 흐름이 엄청 빨라지게 되고 그로 인해 암반은 더 닳게 되어서 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렇게까지 암질지수가 낮은, 즉 지하수가 금방 스며들기 쉬운 경주 부지에 왜 부지선정위원회가 앞장서서 수치 왜곡까지해가며 방폐장을 유치했냐는 의문이 남습니다.

[기자]

이들의 입에 따르면 지금의 경주 방폐장 부지는 사실 새롭게 나타난 부지가 아닙니다.

원래는 지금 방폐장 바로 옆에 있는 월성원전의 향후 추가 건설을 위한 새 부지였거든요.

당국 입장에서는 부지를 새로 구입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원자력발전소를 지을 땅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짓자는 거니까 상대적으로 주민 반발도 적었고 해서 다른 후보지역들에 비해 부담이 적었죠.

[앵커]

그런데 만일 실제로 저희들이 보도해드린대로 전혀 적격지가 아닌데 건설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천만한 것 아닌가요? 저희들이 계속 이 문제를 문제 제기하고 있습니다만.

[기자]

내부의 사람들은 이 지역이 선정이 되기 까지 그 전에 19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곳에서 방폐장 부지를 형성하는데 상당히 실패를 많이 겪어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해서든지 가장 주민 동의가 쉽게 받아질 수 있는 것으로 빨리 정하고 싶었던 마음이 이런 현상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앵커]

선정 과정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제도 저희가 잠깐 말씀을 드리긴 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윤정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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