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배달엔 없고 햄버거 배달엔 있는 것은?

이재설 2014. 8. 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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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씨(28)는 최근 버거킹 와퍼 세트와 베이컨치즈 와퍼 세트를 배달 서비스로 주문했다. 하지만 김씨는 배달 온 제품의 영수증을 살펴보면서 깜짝 놀랐다. 홈페이지 메뉴 가격보다 더 비싸게 청구된 것. 김씨는 와퍼 세트 7600원, 베이컨치즈 와퍼 세트 9400원 등 총 1만7000원인 줄 알았지만, 1만8000원이 나왔다. 김씨는 매장에 전화하니 "품목별로 배달료가 붙는데, 세트의 경우 500원씩 배달료가 별도로 부과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시중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나 중국 음식점은 별도의 배달료가 없는 걸로 아는데, 햄버거는 배달료가 나오는 게 맞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배달료를 두고 소비자 사이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음식점이나 프랜차이즈 치킨업체, 피자업체 등은 배달료를 받지 않는데, 햄버거 업체만 배달료를 받는 게 맞느냐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또 배달료를 받는데도 주문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배달되는 등 배달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KBS 디지털뉴스부가 국내 4대 주요 햄버거 업체와 프랜차이즈 치킨 및 피자업체의 배달료를 조사해보니, 햄버거 업체만 별도의 배달료를 청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롯데리아는 그동안 별도의 배달료를 받지 않다가, 지난 7월부터 배달료를 받기 시작했다. 가정 배달 서비스인 '홈서비스'를 유료화한 것인데, 단품 주문은 300원, 세트는 500원의 배달료를 받는다. 배달료가 추가되는 품목은 홈서비스 제품 81개 중 57개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대부분 매장이 가맹점으로 운영되는데,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증가하면서 배달료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거킹 역시 '버거킹 딜리버리', 맥도날드도 '맥 딜리버리'라는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세트 메뉴 600원, 단품 메뉴 300원의 배달료를 부과하고, 버거킹도 세트 메뉴 500원, 단품 메뉴 400원의 배달료를 받는다. KFC는 최근 배달 직원을 모집하면서 내달 중순쯤 여의도와 분당 등에서 테스트 형태로 배달 서비스를 처음 실시한다.

이들 업체는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해야 배달을 해준다.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최소 주문 금액을 8000원으로 책정했다. 맥도날드는 최소 주문 금액이 7000원이다. 배달료는 제품 가격과 별도로 품목 갯수별로 받는데, 여러 품목을 주문하게 되면 매장에서 주문하는 것보다 최대 수천원이 비쌀 수 있는 셈이다.

반면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나 피자업체는 공식적으로 배달료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치킨업체인 BBQ는 "별도의 배달료가 없고, 심지어 일부 매장은 반마리도 배달해준다"고 전했다. 미스터피자나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도 별도의 배달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피자헛 측은 "미국의 경우 2.75달러 정도 배달료를 부과하는데, 국내에선 별도로 없다"고 전했다. 중국 음식점도 짜장면 1인분(약 4000원 내외)도 주문할 수 있는데, 배달료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햄버거 업체는 홈페이지나 매장 등에 별도의 배달료 안내를 하지 않아,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영수증에 배달료를 별도로 표기 안하고 있어 '눈속임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들 햄버거 업체는 각 매장별로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매장 판매 가격과 배달 제품간의 가격 차별화 정책을 도입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 측은 "추가로 발생하는 원가의 부담을 매장 방문 이용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기 위해 매장 가격과 배달 서비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 측도 "전화상으로 배달료를 안내한다"며 "배달원 보험료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햄버거 업체가 배달료 부과 방식을 변경하거나 거리별 배달료 부과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품목별로 배달료를 받다보니, 대량으로 주문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홈페이지와 매장에서 배달료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배달 시간 지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달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치킨이나 짜장면, 피자 등은 예전부터 배달음식이라는 측면이 강했고, 햄버거의 경우 매장이나 포장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국내 정서상 배달이 무료 서비스라는 측면이 강해, (햄버거 업체의 배달료 부과가)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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