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사태 경징계로 마무리.. 임영록-이건호 불편한 동거?

박승덕 2014. 8. 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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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행장 모두 직위 유지전산시스템 교체 논란중징계 자신하던 금감원, 심의 막판 "명분 약하다" 결국 주의적 경고 그쳐

금융당국이 '중징계'를 자신했던 'KB사태'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끝났다. 지난 5월 KB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던 KB사태는 결국 '용두사미'라는 제재 결과를 낳았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 21일 오후 2시30분 시작된 KB 수뇌부의 제재심에서 22일 새벽(0시50분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행장 모두에 대한 '경징계(주의적 경고)'를 확정했다. 지난 6월 금감원이 사전 통보한 중징계 수위가 한 단계 낮춰지면서 두 명 모두 현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감원은 이날 열린 제재심에서도 두 명 모두에게 문책경고 수준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10시간 넘는 마라톤 심의가 이어져 한때 '중징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제재심의 과반을 차지하는 민간 심의위원들은 막판에 중징계 명분이 약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임 회장의 경우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변경이 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의 마찰에서 빚어졌고, 지주 회장으로서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등의 소명을 위원들이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도 주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 자진해서 신고한 점과 도쿄지점 부당대출 발생 때 리스크관리 담당 부행장이어서 책임을 묻기엔 무리가 있다고 심의위원들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3개월 이상 끌어 온 KB사태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감원과 KB 모두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이 상처가 치유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중징계를 자신했던 금감원은 한마디로 체면을 구겼다. 제재권한을 무리하게 휘두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금감원 검사와 제재에 대한 불신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KB금융 수뇌부 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 힘을 빌리면서 시작된 이번 사태로 임 회장과 이 행장의 '불편한 동거'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오후 임 회장과 이 행장 등 KB금융 계열사 경영진은 경기 가평의 한 사찰로 1박2일 일정 템플스테이를 떠났다. 금감원 제재심의 경징계 결정 이후 만나는 것이다. 그동안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화해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 행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징계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났으니 유보했던 주전산기 교체 문제부터 이사진과 의논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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