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 학대로 숨진 딸 친부 "딸 보호못한 책임 인정"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계모가 의붓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학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친아버지 이모(47)씨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울산지법 형사 2단독 임해지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린 이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이씨 변호인은 "친부로서 딸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였다.
이씨는 2011년부터 2013년 10월 딸(8)이 숨지기 전까지 딸이 계모 박모(40)씨로부터 수년간 폭행과 학대를 당한 정황을 알면서도 이를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특히 2011년 5월 경북 포항에 살던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딸이 계모에게 신체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를 무시하며 상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수사기관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 당시에는 "(계모 박씨가) 훈육 목적으로 때린다고 생각하고 딸을 맡겼다"거나 "아동보호기관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임 부장판사는 재판에서 "이씨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아동복지법상 부모가 자녀를 위해 어느 정도 정신적, 사회적 보호의무를 갖는지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검찰과 변호인 측에 "다음 재판에서 관련 판례나 논문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아동복지법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이나 복지를 해치는 행위,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정신·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를 모두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계모 박씨는 울산지법 1심에서 살인죄로 기소됐지만 상해치사죄만 적용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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