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아파트 인근 옹벽 추가 붕괴 우려..주민 불안(종합)
1천여 명 대피…해당 옹벽 2008년에도 폭우로 붕괴
(양산=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지난 19일 무너진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뒤편 외곽순환도로에 맞닿은 옹벽이 계속되는 폭우로 추가 붕괴할 우려가 커지자 주민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20일 오후 찾은 양산시 평산동 한 아파트 뒤편 외곽도로 사고 현장.
무너진 옹벽 파편과 토사는 사고 당일과 마찬가지로 왕복 6차로, 길이 80m의 도로를 뒤덮고 있었다.
사고 직후 도로를 벗어나 아파트 화단과 주차장까지 밀려간 토사 역시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원래 60m 높이인 옹벽이 무너지면서 흘러내린 어마어마한 양의 토사는 아파트 30m 앞까지 들이닥쳤다.
양산시와 소방서, 경찰 등 관계 당국은 유실된 토사의 추가 유출을 막으려고 비닐 천막 등을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이날은 현장 주변에 출입금지선(폴리스 라인)을 치고 출입만 통제하고 있었다.
드러난 절개지에서는 계속 돌멩이가 흘러내리고, 아직 무너지지 않은 옹벽 곳곳에서는 금이 가 있는데다 21일까지 또다시 폭우가 예보된 탓에 추가 붕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17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내린 양산 지역 강수량은 336㎜에 달한다.
기상청은 21일까지는 50∼10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
이 때문에 전날 내린 주민 대피령도 아직 여전하다.
양산시는 무너진 옹벽과 인접한 아파트 세 개 동 주민들에게는 대피 명령을 내렸고, 나머지 동 주민들에게는 자율적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세 개 동 209가구 주민 1천여 명은 모두 웅상중학교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구호소나 친척집 등으로 대피했다.
필수 물품만 챙겨 급히 집을 나온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장모(37)씨는 "언제까지 구호소에 있어야 할지 모르겠고 사고 수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몰라서 더 불안하다"며 "시청 등 책임자들이 현장 상황 등을 수시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모(33)씨는 "사고 현장 바로 앞에 있는 집에 사는데 오늘 밤에 비가 많이 오면 이미 무너진 토사들이 추가로 떠밀려오는 건 물론이고 추가 붕괴 우려도 커서 걱정이 많다"며 "임시 방호벽이라도 설치해줬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옹벽 시공사 측은 안전 문제를 고려, 비가 그치고 임시 방호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옹벽이 2008년 8월에도 폭우에 붕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일각에서는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고 전력에도 옹벽에 대한 안전진단이 2008년과 2011년 단 두 차례에 그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게다가 이 옹벽은 아직 준공 허가를 받지 못해 사실상 시의 관리·감독 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산시 측은 "준공 허가가 난 구조물이면 시가 관리하지만, 이 옹벽은 기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어 6년째 허가를 받지 못했다"며 "시공사 측에 하루빨리 허가를 받게끔 조치하라고 요구했지만, 시행사 경영난 등으로 순조롭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추가 붕괴 우려 탓에 토사 수습이나 옹벽 복구 작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태를 수습하려면 일단 비가 그쳐야 하고, 그 뒤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고로 차량 5대가 파묻혔지만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옹벽 뒤편이 등산로인 점을 고려, 매몰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경찰은 실종자 신고 등을 확인하는 등 추가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경찰은 집중호우 탓에 물을 머금은 토사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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