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파파]젊은이에 '시대적 희망' 정치인에 '소수자 위한 정의' 강조
4박5일의 방한 기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많은 메시지를 쏟아냈다. 공식 강론과 연설만 10차례였다. 종교, 성별, 세대, 직업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교황의 말을 경청했다. 교황의 메시지를 대상별로 정리했다.
■ 청년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이 교황의 주요 방한 목적이었다. 교황은 젊은이를 "과거의 전통과 유산을 물려받아 현재의 도전들에 적용할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선조들의 전통'을 귀하게 여기되, 이를 갈고닦을 주체는 청년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교황은 현대의 젊은이들이 정신적인 위기에 빠져 있음을 심각하게 바라봤다. "정신적인 사막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청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희망을 앗아가고 많은 경우에 삶 그 자체를 앗아가기도 합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교황은 여전히 젊은이들이야말로 시대의 희망임을 강조했다. "낙관주의와 선의와 에너지"로 충만한 청년들이 교회의 현재와 미래의 주역이라는 것이다.
■ 종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중 사제들을 향해서 뼈 있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은 한국 가톨릭에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교황은 순교자들에 대한 기억이 "이상화되거나 '승리에 도취'된 기억이 되어선 안됩니다"라고 말했다. 과거의 영광에 그치지 않고 "지금 회개하라고 촉구하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 방문지 중 가장 논란을 부른 곳은 충북 음성 꽃동네였다. 장애인단체들은 꽃동네가 정부 예산을 받는 거대 시설이라는 점, 장애인의 자활의지를 북돋는 대신 지역사회와 격리시킨다는 점 등을 들어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했다.
교황은 꽃동네 방문 강론에서 자선 사업의 한계와 가능성을 지적했다. 자선이 단지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그쳐서는 안되며 "인간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 정치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인들과의 만남에 긴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지만, 정치인들이 새길 만한 메시지를 남겼다.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 상황을 의식한 듯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교황은 정치인들에게 소수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줄 뿐 아니라 그들이 인간적·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계속 강화하는 동시에 모든 인류의 전인적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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