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한국] 대통령이 외면하는 사람들, 교황을 기다리는 사람들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는 여전히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굶고 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 여야 재협상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 농성단입니다. 호소는 13일에도 이어졌습니다. AFP통신은 광화문 광장의 이 모습을 전 세계에 타전했습니다.
가운데 마이크를 잡은 이는 세월호로 수학여행을 가다 사망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 유민양의 아빠 김영오씨입니다. 세월호특별법에 독립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며 단식한 지 이날로 31일째였습니다. 유민 아빠 뒤로 영어와 스페인어로 된 메시지가 보입니다. 세월호 침몰 참사의 진실이 알려져야 진정한 복음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전 세계 시민들에게 전한 메시지입니다. 세계인의 지지가 세월호를 건져올리는 풍선이 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14일 오전 10시30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한국에 발을 디딥니다. 그 교황을 맞이하며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깡마른 얼굴로 이렇게 절규했습니다.
"우리를 기억해 주십시오. 생명보다 귀한 딸을 잃은 애비가 딸의 죽음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 한 달째 단식 중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은 13일 청와대 앞에서 연좌농성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습니다. 또다시 면담을 요구했지만 제지당했습니다. "유가족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대답하십시오" "왜 우리 아이가 죽었는지 밝혀 주십시오" 현장에서 쏟아진 호소입니다.
경찰은 가족들을 해산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유족 2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옮겼고, 또다른 1명은 코를 다쳤습니다. 대통령을 찾아가봤자 몸만 다치는 유족들에게 교황 프란치스코는 무슨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외신은 계속해서 광화문 광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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