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토크] 망신살 뻗친 日의회 '야유문화'
일본 정치권의 ‘야지(야유)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성희롱 야유 파문을 일으킨 도쿄도 의회는 기업이 아니면서도 이례적으로 올해 최악의 ‘블랙 기업’(문제기업) 후보로 선정됐다. 야유 장본인도 정치자금까지 까발려지면서 정치 생명마저 위태롭다.
학자와 시민활동가 등으로 이뤄져 매년 최악의 문제기업을 선정 발표하는 ‘블랙기업대상 실행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올해의 후보로 9곳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성희롱 야유 파문을 일으킨 도쿄도 의회도 포함했다.
실행위는 “지난 6월 동료 여성 의원에게 ‘빨리 결혼이나 하라’며 성희롱을 했으며, 파문이 확산됐지만 자정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여 기업은 아니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선택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6월18일 도쿄도 의회에서는 다함께당 소속 시오무라 아야카(鹽村文夏) 의원이 여성의 임신 및 출산 지원 방안을 제언하는 사이 자민당 의원들로부터 “본인이나 빨리 결혼하는 게 좋아”라거나 “(아이를) 못 낳는 거 아냐” 등의 야유를 받았다.
도쿄도 의회의 성희롱 야유는 이후 CNN 등에 의해 보도되며 세계적인 파문으로 확산됐다. 들끓는 여론에 5일이 지난 후 스즈키 아키히로(鈴木章浩·51) 자민당 의원이 자신이 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야유 장본인인 스즈키 의원은 이후 일본 언론에 의해 정차지금을 투명하게 사용하지 않았으며 일부 사용처에 의심이 간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일본 정치권은 야유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야유 문화’에 매우 관대하다. 많은 의원은 내각제에서 야유가 일종의 전통이며 논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내각제가 발달한 영국에서도 지금도 야유가 활발하다. 물론 대통령제를 하는 미국은 국회 야유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발언하는 동안 야당 의원들은 “거짓말하지 말라” “피하지 말라” 등의 야유를 한다. 여당 의원들은 이에 맞서 “너희나 잘해라”며 아베 총리를 옹호한다.
전문가들은 야유가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굳이 법적으로 규제할 필요는 없지만 야유의 내용과 형식도 일정한 품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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