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실종·학대에도 입양기관은 '깜깜'

입력 2014. 7. 31. 20:10 수정 2014. 7. 3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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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명 입양 부부, 둘째 잃어버리고

넷째 입양 둘째로 위장해 키우다

아파서 숨진뒤 들통나 수사받아

사전검증·사후관리 부실 드러나

40대 부부가 아이를 입양해 키우다 잃어버리고도 신고도 하지 않은 채 또다른 아이를 데려다 실종한 아이로 위장해 키운 사실이 드러났다. 입양부모에 대한 사전검증과 사후관리의 허점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경북 울진경찰서는 입양한 아이의 실종 신고를 하지 않고 새 아이를 데려다 키운 김아무개(48)씨와 부인 조아무개(46)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중이다. 이들은 숨진 아이를 학대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 부부는 2004년과 2010년 입양기관을 통해 아이를 입양해 키우다 2011년 둘째를 잃어버렸다. 그해 셋째를 입양한 이들은 지난해 3월 인터넷에서 알게 된 한 미혼모의 아이를 네번째로 데려와 2년 전 잃어버린 둘째인 것처럼 위장해 키웠다. 그러다 이 아이가 지난 3월 병원 응급실에서 숨진 뒤 아이를 찾아나선 미혼모의 추적으로 사건의 전말이 들통났다.

전문가들은 둘째가 실종돼도 신고하지 않고 다른 아이를 둘째인 것처럼 위장하는 일이 가능한 것은 입양 앞뒤로 부모에 대한 검증과 사후관리에 구멍이 뚫렸음을 입증한다고 지적한다. 셋째 입양 당시 가정조사를 한 홀트아동복지회 관계자는 "가정조사를 했을 때 아이들이 외가에 가서 없다고 해 (둘째가) 실종됐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2012년 개정 이전 입양특례법은 아이를 입양시키기 전에 입양기관은 해당 가정을 조사하고, 입양 뒤 6개월까지만 사후관리를 하도록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입양허가제를 도입한 법 개정 뒤엔 가정법원이 입양부모를 사전에 심사하는 등 요건이 엄격해졌고 사후관리는 1년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질적·양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보건복지부 입양가정 사후관리 가이드라인은 입양기관이 아동의 신체·심리정서 발달, 양부모와 아동의 관계 등을 점검하도록 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이나 횟수 등은 정하지 않았다. 노혜련 숭실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입양기관이 가정을 1년 지켜보고 끝낼 게 아니라 양부모와 관계를 맺고 아이의 발달과정을 계속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미국에선 기관이 부모들 모임을 주선하고 연령에 따른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속적으로 부모·아이들과 접촉한다"고 짚었다. 최운선 남서울대 교수(아동복지학)도 "현재는 1년이면 적응이 끝났다고 생각해 더는 연락하지 않고 선별적으로만 관리를 한다"며 지속적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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