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내부고발자'서 초고속 여의도 입성
'수도권 판세에 악영향' 비판 감수해야할 판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7·30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기 한 달 전만 해도 광주 광산을 지역에서 권은희 당선자는 '출전자' 명단에조차 없었다.
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이던 권 당선자의 사표가 수리된 지난달 30일 권 후보가 기자들에게 "7·30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탓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수뇌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한 권 당선자는 이미 야권에서 '정의'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돼 있었다.
새정치연합에 '권은희 카드'는 매력적인 카드였고 당 지도부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권 후보도 '피하지 않겠다'는 말로 야당의 영입제안을 받아들였다. 천정배 전 의원의 원내진입을 막기 위해 '징발'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런 복잡한 사정과 맞물려 '내부고발자'에서 선거전에 뛰어든 선수로 변신한 권 당선자는 안팎으로 이는 거센 비판과 싸워야 했다.
여당은 "한 사람의 정치적 욕망이 사회 정의를 오염시켰다"고 비난했고 당내에서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지역에 4선의 천정배 전 의원을 배제하면서까지 권 후보를 전략공천한 것은 지도부의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광주 선관위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권 당선자의 남편이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했는데도 재산신고 시 이를 축소했다는 의혹도 권 후보에게는 악재였다.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를 졸업한 권 후보에게 지난해 4월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의 딸'이라는 별칭을 붙여줬는데도 60%를 간신히 넘긴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논란 끝에 국회에 입성한 권 후보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밝힐 때의 정의감을 국회의원 한 자리와 바꿨다는 비판에 맞서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덧붙여 권 당선자에 대한 무리한 공천이 새정치연합의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권 당선자는 공천이 확정된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원 사건 외압 의혹의 진실과 관련해 남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출마를 결심한 이유였다"고 말한 바 있다.
당에서는 최초의 사법고시 출신 여자 경찰관이라는 경력을 살려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공권력을 감시·견제하는 데 권 후보의 역할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40대인 권 후보가 '텃밭'인 호남에서 '매너리즘'에 빠진 야당의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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