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5차 협상'도 '공회전'..합의 '난항'

정옥주 2014. 7. 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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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들의 백혈병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간 5차 대화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3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협상은 7시간 가량 진행됐지만, 양측은 이번에도 입장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최근 3차례에 걸쳐 진행된 협상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내지 못해 협상이 장기화할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삼성전자가 7년여 만에 권오현 부회장을 시작으로 이인용 사장,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 등이 반도체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전·현직 직원과 가족에게 총 세 차례 공식 사과하면서 백혈병 산업재해 논란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4차 대화에서 양측은 5시간30분 가량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반올림 측이 삼성전자에 대해 사과가 불충분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날 5차 협상에서도 반올림측은 지난 협상과 마찬가지로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책 마련 요구에 집중했다.

반올림측 대표로 나선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이날 협상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더이상 같은 문제의 환자가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재발 방지가 시급하다" 며 "삼성전자는 그간 보상 문제만 거론했지 실질적인 작업장 관리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 협상대표로 나선 백수현 전무는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 관리 현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며 "재발방지라기보단 예방문제에 대해 성실히 답변하려 한다"고 말하며 난항을 예고했다.

실제 7시간 가량 이어진 대화에서도 양측은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며 공회전을 거듭했다.

보상범위와 관련해 반올림 측은 산재신청자 전원 보상을 거듭 요구한 반면, 삼성전자는 "산재를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보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수정된 안을 가져와달라"는 입장으로 맞섰다.

재발방지에 대해서는 반올림 측은 '화학물질 안전보건위원회'를 회사 안에 설치하고, 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 '외부 감사단'을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협상참여자 보상논의를 한 달 내 마무리하고,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을 통해 안전보건관리 현황을 진단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사실상 '반올림 위원회'를 회사 안에 상시 설치하라는 요구여서 수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과를 둘러싼 양측의 의견도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사과를 포함해 이미 3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일찍 해결하지 못한 점과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데 소홀함이 있었음을 사과했고 오늘 다시 한 번 사과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가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사과를 해야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오는 8월13일 다시 만나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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