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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공개수배됐다 자수한 운전기사 양회정(55)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지만, 유씨의 사망 전 행적과 도피자금 규모 및 출처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차장검사)은 지난 29일 자수한 양씨를 구치소에서 하루 재운 뒤 30일 재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의 핵심 도피 조력자인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씨와 양씨, 그의 부인 유희자(52)씨의 신병을 모두 확보하고, 이들을 상대로 유씨의 도주 행적과 수십억원대로 추정되는 도피자금의 규모와 출처를 추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당초 양씨가 유씨의 마지막 행적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지만, 양씨는 지난 5월 24일 유씨를 마지막으로 본 후 소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피 총책으로 의심받았던 김명숙씨도 자수해 조사받았지만 역시 유씨의 소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도피자금 관련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달 27일 유씨가 머물렀던 전남 순천 별장을 재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한화 약 1억6300만원) 등을 포함, 유씨의 도피자금 규모를 약 12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유씨가 도피 초기부터 수십억원의 현금을 준비한 정황은 충분히 드러났지만, 도피자금의 출처와 관련해 구체적인 단서는 찾지 못했다.

김씨와 양씨가 도피자금과 관련해 거짓 진술을 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면, 사실상 도피자금의 흐름도 밝히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편, 이날 법원은 정부가 제기한 유씨의 상속인에 대한 재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상속인은 유씨 아내인 권윤자(71)씨와 자녀 섬나(48)·상나(46)·대균(44)·혁기(42)씨 등이다. 정부는 지난 21일 유씨의 시신이 발견되자 26일까지 상속인들을 상대로 9건의 가압류 신청을 냈다. 이날 인용된 가압류 사건은 이 가운데 24일 접수된 1건으로 청구채권액은 예금채권 등을 포함한 2000억원이다.

유재희 (jhyoo76@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