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으니까.."

2014. 7. 3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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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강민수,박소희 기자]

[기사 대체 :31일 오전 1시 15분]

세월호 승객 누구나 그랬듯 M학생(여, 기자 주 - 발언순서에 따라 알파벳순으로 명명)은 배가 침몰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사고 당일, 그는 평소처럼 친구들과 밥을 먹고 사진을 찍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그는 B-28번방에 홀로 갇혀 있었다.

문은 바깥쪽에서 열어야 했다. 그는 서둘러 입구 쪽을 정리한 다음 방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옆방에 묵던 일반인 승객들이 소리를 들었다.M학생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복도로 나왔고, 어른들이 커튼과 소방호스로 만들어준 로프에 의지해 갑판으로 나왔다. 그는 해경 헬기에도 가장 먼저 올라탔다.

M학생은 29일 법정에서 "초기에 빨리 나가라고 했다면 복도 난간을 잡고 우현 선미 쪽 비상구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은 선원들에 대한 원망도 드러냈다. 그는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냐'는 검사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음…나는 친구들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거니까 사건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M학생의 증언을 정리한 것이다.

"혼자 방에 갇혀... 옆방 아저씨들이 구해줬다"

[검찰 측 신문]

"우리 반(3반)이 두 개의 방으로 나눠져서 나는 애들이 많은 쪽에서 놀고 있었다. 내가 배정받은 B-28번방(4층 중앙 우현 뒤쪽 다인실)은 뒷 번호인 아이들이 쓰고 딴 방은 앞 번호 애들이 썼다. 4월 16일 아침 나는 앞 번호 애들 방(SP-3)에 가서 놀고 있었다. 4층 선미 쪽 난간에서 애들하고 밥 먹고 사진 찍다가 방에 들어가서 애들하고 과자도 먹고 그랬다."

"배가 기울어졌을 때엔 B-28번방에 혼자 있었다. 애들하고 놀고 방에 돌아간 뒤 5~10분 정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방 안에 있어서 쿵 소리 같은 건 못 들었다. 안내방송에선 '가만히 있으라고 더 움직이면 배가 기운다' 그런 식으로 방송했다."

"배가 기울었을 때 캐리어들이 (문을)다 막았다. 내가 방안에 갇혔을 때 캐리어를 다 치우고 문 두드려서 그 소리를 듣고 B-26번방 아저씨들이 문을 열어줬다. 내가 다시 방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아저씨들이 (내가 입을) 구명조끼를 가지고 나왔다(기자 주 - M학생을 도운 윤칠상씨는 자신의 숙소가 B-27번방이라고 했음). 아저씨들 방이 B-26번이란 건, 그 방에서 다친 분이 나오셔서 알았다. 그분들이 도와줘서 갑판으로 나왔다."

"선실 밖으로 나왔을 때엔 B-22번방 쪽 애들이 복도에 나와 있었다. 애들은 울고 있고 일반인 승객 아저씨들은 '괜찮다, 기다려라' 하면서 계속 다독여주셨다. 해경들은 헬기로 구출해줄 때 봤지만 선원들은 아예 못 봤다."

"복도에서 B-26번방 아저씨가 헬기 소리를 듣고 다른 아저씨한테 커튼을 뜯으라고 했다. 그걸 다 묶은 다음에 애들을 잡아주셨다. 저도 그 줄을 잡고 (우현 갑판으로) 올라갔다."

"내가 학생 중에는 첫 번째로 구조됐다. 그때는 90도로 기울지 않고 그냥 기울어 있었다. 그냥 벽에 붙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스스로 커튼을 잡고 올라갈 수 있었다. 그때 해경 쪽에서 '올라와라' 했다고 전해 들었다. 그래서 올라올 수 있는 애들만 통로에 있는 안전바를 잡고 우현 출입문 쪽으로 이동한 다음 다시 커튼을 잡고 갑판으로 올라왔다."

"초기에 탈출하라고 했으면, 난간 잡고 SP-3번방 쪽 통로로 해서 선미 쪽으로 나갈 수 있었다. 자꾸 방송이 그렇게(가만히 있으라) 나와서 못 나온 것 같다. 초기에는 나올 수 있었다."

"방 안에 갇혔을 때 캐리어가 쏟아지면서 허리를 때렸다. 그때 허리를 다쳤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음…나는 친구들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거니까 (선원들이) 사건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원들이 마땅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친구가 우는 소리... 나는 분명히 들었다"

4월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는 가운데 긴급 출동한 해경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해양경찰청 제공

[변호인 측 신문]

"나는 세월호 벽에 기대고 (계단에) 올라가서 헬기를 탔다. 해경이 출입문이나 갑판으로 안 내려왔다. 외벽에만 있었다."

"해경들도 다 볼 수 있는 상황이니까…(기자 주 - M학생은 해경이 4층 우현 출입문으로 배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지만 같은 위치에서 구조된 Q학생 의견은 엇갈림) 구출될 때 '안에 친구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는 안 했다."

"친구들 목소리도 내게 들릴 정도로 크게 들렸다. 내가 난간 붙잡고 있을 때도 애들 목소리 들었다. 해경도 들을 수 있었다. 헬기가 위에 있었는데 바람만 불고 헬기 소리는 크게 안 났다. (애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좀 떠있었는데, 그렇게 막…아 뭐라고 하지…그냥 헬기가 왔는데 나는 분명히 (친구 목소리) 들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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