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양회정 자수..'유병언 마지막 행적' 드러날까

장민성 2014. 7. 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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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6·공개수배)씨가 29일 오전 검찰에 전격 자수했다.

양씨는 유 전 회장의 '발'로 불리며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씨를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행적과 사망 경위 등을 밝히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키맨'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양씨의 행적 역시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만큼 유 전 회장의 죽음과 관련한 의혹 등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회정 "금수원에 있었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에 따르면 양씨는 유 전 회장을 지난 5월23일 내지는 5월24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비밀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마지막으로 목격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는 5월23, 24일 중 (어느 날인지) 날짜를 헷갈려한다"며 "하루, 이틀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양씨는 5월25일 새벽 3시께 검찰 수사관들이 별장 인근에 위치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연수원인 '야망연수원'을 찾아온 것을 목격하고 홀로 연수원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연수원을 빠져나온 그는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도주차량으로 사용한 EF쏘나타 챠량 1대를 버린 채 달아났다. 당시 발을 절뚝 거리고 유 전 회장 행세를 하며 검찰을 교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씨는 전주에서 염색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변장을 하기 위해서"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당시 전주에 살고 있는 처제 등에게 순천에 남겨진 유 전 회장을 구하러 가자고 설득했지만 거절당하자 경기 안성에 위치한 금수원으로 복귀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 이후부터 자수 전날까지 금수원에 머물렀다고 양씨는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양씨는 자수 전날인 지난 28일 금수원에서 이뤄진 한 시사주간지(시사인)와의 인터뷰를 통해 "5월25일 오전 9시쯤 머리를 자르고 안성으로 갔다. 12시께 금수원에 들어가서 지금(28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12일 검찰이 금수원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는데. 그땐 어디에 있었나'는 질문에는 "자재창고 쪽에 조그만 공간을 확보해 거기 있었다"고 답했다.

앞서 검·경은 지난 6월11~12일 검찰 수사관과 경찰병력 등 연인원 1만명을 동원해 금수원을 수색한 바 있다. 당시 검·경은 이틀 동안 금수원 일대를 샅샅이 수색하고도 '범인도피 및 은닉' 혐의를 받는 수배자 5명과 공무집행을 방해한 신도 1명을 체포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만약 양씨의 주장대로 그가 검·경의 수색 당시에도 금수원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검·경의 허탕 수색 및 뒷북 수사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檢 "진술일 뿐…객관적으로 확인해야"

반면 검찰은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의 진술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양씨의 동선에 대해서는 민감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검찰은 양씨가 전주에서 달아난 직후 금수원으로 복귀했다가 얼마 안 돼 다시 금수원을 빠져 나온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수도권 지역에서 은신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검찰은 양씨의 진술을 검토하는 동시에 양씨가 거짓 진술을 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실제로 금수원에 머물렀던 기간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8일 자수한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여)씨와 대질 신문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금수원 안에서 유 전 회장의 도주 작전을 총괄 기획·지휘하며 도피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양씨는 김씨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도피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씨와 김씨 모두 통화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는 '김엄마'와 자신의 부인인 유희자(52·여·자수)씨와 각각 마지막으로 만나거나 통화한 시점'을 묻는 질문에 '5월27일 또는 5월28일'(이라고 진술한다)"며 "특별히 논의한 내용은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씨 부인 유씨 역시 검찰 조사에서 "5월27~28일께 금수원을 나온 이후로는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아 행적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유 전 회장이 별장을 빠져나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과 양씨가 자신의 부인 등과 연락이 두절된 시점이 공교롭게도 맞물리는 셈이다.

양씨가 유 전 회장의 사망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거나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행적을 밝힐 수 있는 유력한 단서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양씨가 금수원에 머물면서 일부 구원파 신도 등과 입을 맞추는 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이날 자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양씨가 금수원에 머물렀을 당시 그를 도와준 사람들에 대해서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씨는 검찰 조사에서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수 이유'에 대해서는 "유 전 회장의 사망으로 인한 충격으로 3일 전부터 갈등하다가 어제(28일) 부인이 석방되는 것을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nl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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