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단일화, 효과는 미지수

구혜영·정환보 기자 입력 2014. 7. 24. 22:09 수정 2014. 7. 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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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결단에 정의당 천호선·이정미 사퇴 연쇄 단일화야권 지도부 리더십 부재.. 중도층 표심 이동 장담 못해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가 24일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전격 사퇴 '결단'으로 정리됐다. 동작을에서 시작된 단일화는 수원지역으로 이어졌다. 수원정(영통)에서 정의당 천호선 후보가, 수원병(팔달)에선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사퇴했다.

수도권 재·보선 구도는 새누리당 대 새정치연합·정의당 단일후보의 '일대일'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연대가 많이 늦어진 데다 논의 과정에서 야권 지도부 리더십 문제도 불거져,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동작을에서 터진 단일화 물꼬

단일화 물꼬를 튼 기 후보의 이날 사퇴 선언은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이날 오전만 해도 '담판' 단일화를 굽히지 않았다. '24일 전 단일화 실패 시 사퇴' 배수진을 쳤던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오후 6시 발표할 사퇴 기자회견문까지 준비했다. 오후 1시쯤 이상 기류가 흘러나왔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기 후보를 상대로 "이쯤 되면 먼저 물꼬를 터주자"며 사퇴를 설득한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 무렵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30여분 회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오후 회동에서 김 대표는 심 원내대표에게 "당 대 당 차원에서 할 일은 없다" "기 후보가 당 입장을 재촉하지도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 후보는 전날 '당 대 당 연대 불가'와 '후보 차원에서 해결'이라는 당 지도부 방침이 확인된 뒤부터 고심이 깊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측근은 "당 지도부가 단일화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후보 개인에게 맡긴 꼴이라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며 "심지어 기 후보가 당 대표에게 당의 단일화 방침을 묻지도 않았다는 식으로 나오면 누가 견딜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사퇴 기자회견 말미의 "모두 내려놓겠다"는 기 후보 말에선 체념과 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 등이 읽혔다.

기 후보 사퇴 선언이 있은 지 두 시간 후 정의당 후보들이 앞다퉈 사퇴를 알렸다. 천호선 후보가 수원정에서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고, 수원병에선 이정미 후보가 사퇴하면서 새정치연합 손학규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두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의 당선을 저지해야 한다"며 단일화 대열에 동참했다. 특히 이 후보는 "(천호선) 당 대표의 결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말을 덧붙였다.

기 후보의 전격 사퇴 이후 일사천리로 단일화 문제가 매듭지어지면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당선 가능성을 고리로 단일화 '일괄' 타결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단일화 파괴력은 미지수

문제는 단일화 효과다. 후보 간 극적 단일화로 야권 지지층에게 결집 요인은 제공했다. 동작을만 하더라도 인물 대결에서 노 후보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게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 여야 일대일 대결로 정권 심판(견제)론 공간도 좀 더 커졌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미 놓쳤다. 무엇보다 중도층을 움직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야당의 성패를 좌우할 2030 세대가 여름휴가를 잠시 미뤄두고 투표장에 갈 정도로 '감동적인' 단일화였는지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이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현재 판세는 '여 우세, 야 약세'로 요약된다. 재·보선 지역 15곳 중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보다 적게는 1곳, 많게는 5곳을 더 가져갈 것으로 예측된다. 새누리당은 우세 4곳, 박빙우세 4곳, 경합 2곳으로 분류하고 8~10곳에서 승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5곳(우세 3, 박빙우세 2)에서 7곳(경합 2곳 승리 시)을 승리 가능 지역으로 보고 있다.

< 구혜영·정환보 기자 kooh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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