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건강하고 의젓했던 나의 조카..너무도 크구나, 네가 떠난 빈자리

2014. 7. 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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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조카 경빈아.

큰엄마는 네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너를 알았다. 큰엄마는 우리 경빈이를 위해서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기도했는데…. 갓 태어난 너를 봤을 때 너무 가슴이 벅찼다. 경빈이는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아이였단다.

 경빈아, 큰엄마도, 누구도 미처 몰랐단다. 너의 소중함과 너의 모든 존재를. 항상 곁에 있고 항상 부르면 대답할 줄 알았지. 마냥 건강하게 잘 뛰어놀고 항상 우리들 곁에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 너의 빈자리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너무나도 크게 자리잡고 있구나.

 밝게 웃는 아이. 항상 건강하고 힘이 넘쳐서 친구들에게도 사랑받는 경빈이. 너의 사진을 보면 볼수록 너무나 예쁘고 잘생겼구나. 그런데 지금은 큰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네. 경빈이가 잘 먹는 음식도 이제는 해줄 수가 없구나.

 그래도 내 마음속에는 경빈이가 항상 밝고 건강한 아이로 존재한단다. 동생도 잘 챙겨주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랑도 듬뿍 받았던 우리 경빈이. 경빈아 사랑한다. 그리고 너무너무 미안해. 우리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매번 꽃이 피고 봄이 오면 우리 경빈이를 보러 올게.

 사랑한다, 경빈아. 평안하게 잠들기를 기도한다. 큰엄마가.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 "대통령은 특별법 제정 약속 지켜달라"

임경빈군은

"그러면 태권도 잠시 중단하고 공부를 열심히 할게요."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임경빈(17)군은 중학교 2학년 때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7살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각종 대회에 나가 우승도 많이 했던 경빈이였다. 엄마는 운동을 너무 좋아했던 아들의 성적이 떨어져 걱정이 많았다. 아들이 운동보다 공부를 하기를 원했다. 경빈이는 그런 엄마의 고민을 알고서는 엄마가 원하는 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경빈이는 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집에서는 살가운 아들이자 자상한 오빠였다. 매주 일요일만 되면 아빠, 엄마와 함께 등산을 갔다. 11살 난 여동생도 잘 돌봤다고 한다. 특히 아빠와는 간혹 피시방에 가서 함께 게임을 할 정도로 가까웠다.

 학교에서는 시간만 나면 친구들과 축구와 농구를 함께 하며 어울렸다. 운동을 잘하고 착한데다가 성격까지 활달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4월16일, 소식을 전해들은 엄마는 애타게 아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끝내 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경빈이는 그날 밤 사고 현장 근처 바다 위에서 발견됐다. 지금은 경기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친구들과 함께 잠들어 있다.

안산/김일우 김기성 기자 cooly@hani.co.kr, 그림 박재동 화백

가수 김장훈과 단원고 2학년 故 이보미 양이 함께 부르는 '거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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